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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파격 지명에 법관들 "조직 불안" vs "개혁 적격"

등록 2017.08.22 11:4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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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장 파격 지명에 법관들 "조직 불안" vs "개혁 적격"

"대법원장 임명시 얼마나 연착륙 하느냐가 관건"
"엄청난 파격 인사 아냐···조직 안정화 기대" 평가도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에 김명수(58·15기) 춘천지방법원장이 지명되면서 그가 법원 안팎의 '파격' 인사에 대한 우려를 딛고 조직 안정화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이 청와대의 사법부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기수가 상당히 낮은 김 후보자가 사법부 수장으로서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를 신임 대법원장에 지명한 것은 '기수 파괴' 인사로 설명된다. 그는 기존 양승태(69·2기) 대법원장과 무려 13기 차이가 낮고 현 대법관 9명보다 기수가 낮다. 김 후보자보다 기수가 낮은 대법관은 박보영(56·16기)·김재형(52·18기)·김소영(52·19기)·박정화(52·20기) 대법관 뿐이다.

 이 때문에 법원 내부에서는 김 후보자가 조직을 안정적으로 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개인의 인품과 능력은 출중하지만 사법 정책과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대법관은 또 다른 성격의 자리라는 이야기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이번 인사는 '기수 파괴'로 설명될 수 없는 파격"이라며 "대법원장 자리는 대법관과는 또 다르다. 조직을 이끌어가려면 통솔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정도 기수 파괴 인사라면 대법원장의 이야기가 조직에 쉽게 먹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김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김 후보자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아 연착륙을 잘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도 "박시환 전 대법관이 대법관에 지명될 때도 기수가 상당히 내려와 파격적인 인사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번 인사 역시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며 "보수적인 사법부 조직 특성을 고려할 때 김 후보자가 사법부 개혁을 강도 높게 진행한다면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반면 지방의 한 판사는 "기수 파괴 이야기를 할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이미 20기에서 대법관이 나온 마당에 15기가 대법원장이 되는 걸 빠르다고 볼 수는 있지만 엄청난 파격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김 후보자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김 후보자가 사법부 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소위 '엘리트 코스'로 거론되는 법원행정처 등 권력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조직에 과감하게 칼을 들이댈 거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법원 안팎의 비등한 사법부 개혁 목소리를 고려해 조직을 추스르는 등 완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판사는 "본인의 성향을 떠나 한 조직의 장으로서 무리하게 어떤 일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 같다. 대법원이 처한 안팎의 상황을 볼 때 그러기도 힘들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서 조직 안정화를 꾀했던 검찰처럼 법원 전반을 추슬러가며 구성원들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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