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or 가격하락' 재건축 연한강화, 시장에 미칠 영향은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연초부터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부동산중개업소 밀집 지역에 전세와 매매 시세표 안내문이 붙어 있다.부동산 114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 주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33% 오르며 새해 첫주 기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밝혔다.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구(0.78%), 송파구(0.71%), 양천구(0.44%) 등 재건축 이슈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이 주도했다. 2018.01.07. [email protected]
재건축 연한 강화의 주요 타깃은 서울 지역의 강남3구, 목동 등 일부 재건축 단지다. 한국감정원이 전날 발표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는 올 들어서도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다. 1월 둘째 주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이번 주(0.39%) 들어 다시 기력을 회복하고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이러한 상승세를 일부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서초·강남 등 강남3구가 그 주범이다. 강남구(0.75%)는 이번 주 들어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지난주 0.70%오르는 데 그치며 전주(0.98%) 대비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한 주 만에 다시 치고나가는 모습이다. 송파구의 매매가 상승률은 무려 1.39%에 달했다. 서초구도 0.81%로 전주(0.26%)대비 오름폭이 확대됐고, 양천구는 전주(0.77%)에 이어 이번주 에도 0.93% 상승했다.
여기에 1980년 후반에 지어져 재건축 요건을 갖춘 아파트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는 점도 연한 강화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 지역의 일부 재건축 아파트가 매매가 상승 흐름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지을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해 투기에 찬물을 끼얹기로 한 것이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비웃는 화의 근원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매매가 상승은 지방과는 동떨어져 있다. 인구감소, 주력 산업 쇠락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에는 냉기류가 흐른다. 조선업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0.17%), 경북(-0.17%), 경남(-0.13%), 충북(-0.09%) 등은 이번주 매매가가 모두 하락했다. 울산과 경상권은 신규 입주물량 증가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0.11%), 세종(0.07%), 대구(0.05%), 대전(0.04%) 등 매매가가 상승한 지역도 상승률은 미미하다.
30년인 재건축 연한이 얼마로 늘어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아직 개선안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줄인 이 연한을 40년으로 다시 원상 복구하는 수순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의 기치를 든 박근혜 정부는 앞서 지난 2014년 9· 1 부동산 대책을 발표, 참여 정부가 도입한 재건축 연한을 30년으로 대폭 줄인 바 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재건축 연한 강화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재건축단지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하락하고 조정을 받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재건축단지에 대한 규제는 재건축 자체의 가격 상승률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공급을 묶어 재건축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겠지만, 재건축에 이미 돌입한 단지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등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앞서 전날 서울 서대문구 가좌행복주택에서 주거복지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뒤 “재건축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구조 안전성 문제가 없음에도 사업 이익을 얻기 위해 사회적 자원을 낭비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건축물 구조적 안전성이나 내구연한 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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