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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불씨' 쥔 이방카···文대통령, 이방카 활용에 총력할 듯

등록 2018.02.22 1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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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7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의 행정동인 아이젠하워 빌딩에서 열리고 있는 여성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7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미대화가 한 차례 무산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방한이 갖는 함의는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누구보다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대화를 둘러싼 한·미 정상간의 깊은 속내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방카 고문은 내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청와대 사랑채인 상춘재에서 예정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방카는 23일 오후 4시30분께 민간항공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6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퍼스트 도터(First Daughter)' 이방카의 방한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가족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앞서 다녀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개회식을 이끌었다면 이방카는 폐회식을 책임진다.

 미국 정부 대표의 성격을 떠나 이방카의 이번 방한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간 탐색대화 국면에서 의미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방카는 '트럼프의 귀를 붙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방카의 방한 기회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한 차례 깨진 북미대화의 '판'을 다시 살리는 데 지렛대 역할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의 시점을 이방카 방한 이후로 잡고 있는 것도 우선 내밀한 메시지를 전달한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결단을 구하기 위한 밑그림이 배경으로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국회운영위원회에서 한·미 정상통화 필요성과 관련해 "이방카 고문의 방한 이후 계기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미대화의 모멘텀을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강대강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미간의 분위기를 우선적으로 누그러뜨리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이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설득할 수 있는 고위급 인사가 미국을 방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전문가 사이에서 제기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방카 트럼프가 다녀간 뒤에 6자 회담 수석대표를 미국에 보내 이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을 논한다는데, 그것보다는 높은 급이 (미국에) 가야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무자들이 계단을 밟아서 분석하고 보고하는 동안 시간을 다 가버린다. 청와대 높은 사람이 가야한다"며 "최소한 안보실장이 직접 가서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직접 담판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프로세스가 간단한 고위급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정 전 장관의 주장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이방카의 방한 때 이와 같은 구상을 전달하고 이후 한·미 정상통화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그려볼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문 대통령이 이방카 방한 첫날 만찬 장소를 청와대 상춘재로 잡은 것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상춘재는 해외 정상급 손님이 올 때 접견장소로 활용되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국빈방한 때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환담을 나눈 곳도 상춘재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이방카 고문은 미국 대표단으로 오는 것인 만큼 극진히 모셔야 한다"며 "상춘재가 갖는 장소의 의미를 잘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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