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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이틀째 정보유출 사과…10시간동안 하원 청문회

등록 2018.04.12 11: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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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10시간 동안 정보유출 사태 질타

저커버그 "시간 필요하지만 문제 바로잡을 것"

개인정보 보호 규제 도입에는 "스타트업이 피해 입을수도"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18. 4.12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2018. 4.12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 의회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이틀째 청문회에서 10시간 동안 질의를 이어가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하원 의원들은 전날 상원 청문회가 큰 소득 없이 끝났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정보 유출 사태와 러시아의 대선 개입, 페이스북의 사생활 보호 방식, 중독성과 독점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규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저커버그 CEO는 과도한 규제가 미국 기술기업들의 혁신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거듭 사과하면서도 페이스북이 이용자 정보를 광고 업체에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열린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에서 "(정보유출 사태는) 내 실수였고 죄송하다. 내가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책임은 내게 있다"고 사과했다.

저커버그 CEO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고 겸손한 어조로 청문회에 임하며 페이스북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런연결이 긍정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모든 변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는 이것들을 바로잡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10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서 100여명의 하원 의원들이 저커버그 CEO를 집중 공격했다. 일부 의원들은 답변을 끊고 '예' 또는 '아니오'로만 답하게 하거나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질타하는 등 전날보다 압박의 강도를 훨씬 높였다. 저커버그 CEO도 의원들의 지적을 받을 때마다 자주 물을 마시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우선 지난 2015년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가 데이터 분석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유출될 사실이 도마위에 올랐다.

프랭크 팔로네 하원의원(민주·뉴저지)은 "페이스북이 가져다주는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우리를 해치고 우리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러시아와 CA 같은 사람들을 위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캐시 캐스터 의원(민주·플로리다)은 "페이스북은 이제 모든 사람을 추적할 수 있는 곳으로 발전했다"며 "페이스북은 거의 모든 사람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몇몇 공화당 의원들은 2012년 버락 오바마 대선 캠프도 페이스북을 이용해 사용자와 그들의 친구들의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알렉산드르 코건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나 CA를 고소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답했다.

의원들은 소셜 네트워크 사업자의 이용자 데이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렉 월든 의원(공화·오레곤)은 "페이스북이 성장해 왔지만 사업이 성숙하지는 않았다"며 "이제는 페이스북이 너무 빠르게 움직여 너무 많은 것들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물어야할 때"라고 꼬집었다.

저커버그 CEO는 "어떤 산업에도 약간의 규제 도입은 불가피하지만 올바른 방향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어떤 규제는 오히려 대기업들의 기득권을 강하게 만들어 스타트업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용자 데이터 수집에 제한을 가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대한 동의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저커버그 CEO는 특정 법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저커버그 CEO는 이용자 데이터 최소화를 위해 기본 설정을 변경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것은 한 단어의 답변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2018. 4.12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위원회 청문회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2018. 4.12



페이스북의 기업 성격에 대한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페이스북이 미디어 기업일 경우 광고등과 관련된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다. 페이스북에 게재되는 게시물들에 대한 더 높은 책임성도 부여된다.

이에 대해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기술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엔지니어를 두고 사람들을 위해 코드를 쓰거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미디어 기업인지에 대해 물을 때 내가 듣는 질문은 '페이스북이 공유되는 게시물들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느냐'라는 것이었다"며 "그리고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그렇다'"라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광고 기반의 무료 서비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유지했다.

저커버그 CEO는 "광고주들에게 이용자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쓴다"고 언급했다.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 모델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는 끝내 답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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