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르메니아, '푸틴'처럼 대통령이 다시 총리 오르자 시위 이어져

등록 2018.04.22 21:45:1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아르메니아 TV 토론에 나선 사르크시안 총리(왼쪽)와 야당 지도자 파쉬니안. 토론은 곧 총리의 퇴장으로 끝났으며 파쉬니안은 잡혀갔다. <BBC 캡쳐>

아르메니아 TV 토론에 나선 사르크시안 총리(왼쪽)와 야당 지도자 파쉬니안. 토론은 곧 총리의 퇴장으로 끝났으며 파쉬니안은 잡혀갔다. <BBC 캡쳐>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 이란 및 터키에 둘러싸인 아르메니아에서 세르즈 사르크시안 대통령이 퇴임 직후 총리로 취임한 데 대한 항의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야당 지도자 니콜 파쉬니안을 체포했다.

경찰은 22일 사르크시안 총리가 퇴진을 거부하자 다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파쉬니안을 집회 도중 붙잡아 구금했다. 

사르크시안은 10년 동안 대통령직에 있다가 물러난 직후 총리에 올라 단 열흘이 지났다. 수만 명의 시위대가 수도 예레반도심에서 거리 봉쇄 및 연좌 농성을 벌였다고 가디언, BBC 등이 전했다.

옛 소련의 공화국에서 흑해 및 카스피해 사이의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함께 독립한 아르메니아는 최근 헌법을 개정해 총리에 실권을 주고 대통령직은 의례적 자리로 만들었다. 야당은 사르크시안(63)이 종신 지도자가 되기 위해 개정을 획책했다고 비난했다.

야당은 사르크시안 통치 기간 부패가 만연하고 경제 사정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으며 친 러시아 정책을 폈다고 비판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22일 사르크시안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야당 정치인 파쉬니안과 TV 생중계 대화 및 토론에 나갔으나 단 3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파쉬니안이 "당신은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당신이 보름 전에 알고 있던 상황과 아주 다르다. 가지고 있다고 주위에서 말하는 그런 권력을 당신은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다. 권력은 이제 국민에게 넘어왔다"고 말했다.

이에 사르크시안은 "이것은 대담도, 대화도 아니다. 국가 및 합법적 정부 당국에 대한 최후통첩과 공갈일 따름"이라고 일갈하고 일어섰다.

이어 파쉬니안은 총리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항의 집회를 새로 열던 중 경찰에 잡혀간 것이다. 헌법에 따르면 의원인 파쉬니안은 의회 동의 없이 체포될 수 없는 면소 특권을 부여받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이란이나 터키 같은 이슬람은 물론 러시아의 동방정교도 아닌 전통적 기독교를 믿고 있는 내륙국가로 인구가 300만 명이다. 무슬림 국가인 이웃 아제르바이잔과는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1차대전 때 오스만 터키의 식민지에서 독립하려던 아르메니아는 터키의 잔인한 150만 집단 대학살을 당했다. 유대인에 앞서 20세기 첫 '제노사이드'의 피해 민족이 된 것이다.

이런 역사 때문에 미국 등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아르메니아계 동포사회 인구가 800만에 달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