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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준 작곡가 "아버지가 만든 '임 행진곡' 다시 만들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등록 2018.04.24 14: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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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황석영 작가 자택에서 탄생

노래가 만들어졌던 집터···내달 18일 광주문예회관에서 초연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4일 오후 광주 동구 ACC디자인호텔 2층 연회장에서 5·18민주화운동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서곡'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황석영 작가의 아들 황호준(46) 작곡가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4.24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24일 오후 광주 동구 ACC디자인호텔 2층 연회장에서 5·18민주화운동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 설명회'가 열린 가운데 '서곡'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황석영 작가의 아들 황호준(46) 작곡가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04.2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아버지(황석영 작가)가 제작에 참여한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아들이 다시 만들게 돼 감회가 새롭다.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도록 작곡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서곡'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황호준(46) 작곡가는 24일 기자와 만나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황 작곡가는 "처음 작곡 의뢰를 받았을 때 '이 노래는 나에게 운명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며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초등학생일 때 노래와 처음 만났다. 밖에서 놀고 집에 들어왔는데 삼촌으로 불렀던 김종률 선생님께서 악보에 휘갈겨 쓴 노래를 봤었다"며 "삼촌들이 2층에 모여 집안의 커텐까지 모두 닫은 뒤 테이프에 녹음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며칠이 지난 뒤 녹음된 음악을 들었고 몇달이 지나 뉴스에 대학생 형들이 부르는 모습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작곡가의 꿈을 키웠다"고 동기를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을 마지막까지 지킨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1978년 말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숨진 노동 운동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곡은 김종률 작곡가가 1981년 5월 황석영 작가의 광주 자택에서 만들었으며 가사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옥중에서 지은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장편시 일부를 차용해 붙였다. 

 이후 노래는 학생·노동운동계에 빠르게 전파됐으며 1997년부터 5·18 기념식에서 참석자 모두가 제창하는 방식으로 불려져 5·18민주화운동 대표곡으로 자리잡았다.

 황 작곡가는 "노래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느낌은 결연한 장송곡 풍이었는데 독재정권과 맞선 거리에서는 행진곡 풍으로 바뀌었다"며 "곡의 가사도 '앞서서 나가니'가 '앞서서 싸우니'로 바뀌는 등 시대별로 노래의 주인이 따로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곡은 8분 정도의 2관 편성 관현악곡 이다"며 "곡의 주제 선율이 전체를 지배하고 있고 5·18을 생각 할 때 느끼는 슬픔과 공포, 잔혹함을 넘어 주먹밥을 나누고 헌혈에 동참했던 희생정신이 곡에 묻어있다"고 말했다.

 또 "음악에 담겨 있는 5월의 정신이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돼야 한다는 느낌을 넣었다"며 "'아름다운 서정적' 풍으로 재탄생 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작곡가 만든 '임을 위한 행진곡 서곡'은 다음달 18일 5·18민주화운동 38주기 기념음악회가 열리는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초연된다. 

 그는 이에 대해 "현재 광주문예회관의 장소가 당시 노래가 만들어졌던 집터이다"며 "완성된 곡의 초연 장소가 문화예술회관으로 결정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이야기했다.

 부친께서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작곡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웃으시며 짧게 '잘해라'라고만 말씀하셨다"며 "감시의 눈을 피해 만들었던 음악을 아들이 35년여가 지나 아들이 떳떳하게 작곡하는 것을 아버지도 자랑스러워 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곡을 작곡한 김종률 사무처장은 "황석영 작가의 집에서 만났던 꼬마가 성장해 훌륭한 작곡가 돼서 다시 노래를 만드니까 그날이 떠오른다"며 "황 작곡가도 작곡하면서 부담도 느꼈을 것이다. 그렇지만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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