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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상장 추진 외국계 기업 中 기업 일색...'차이나 포비아' 무색

등록 2018.06.22 0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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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 2018년 6월 21일 / 자료: 한국거래소, 각사

시점: 2018년 6월 21일 / 자료: 한국거래소, 각사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증권사들이 외국계 기업을 국내 증시에 등판시키기 위해 분주하다. 특히 이중 중국계 기업이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에 다양한 국적의 기업이 상장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 국가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중국계 기업은 불성실공시, 불투명회계, 대규모 상장폐지 등으로 국내 투자자들에 여러 차례 상처를 준 전력이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8곳이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국내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려는 외국계 기업은 현재 총 17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장 활발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5곳의 외국계 기업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CJ CGV베트남의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CJ CGV가 지분 100%를 보유한 CJ CGV베트남은 베트남 현지 영화 상영시장에서 점유율 1위(45.3%)를 차지했다.  CJ CGV베트남이 증시에 입성하면 LS전선아시아, 화승엔터프라이즈, 두산밥캣에 이어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가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네번째 사례가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또 일본의 면세점 기업인 에이산그룹에 대한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실사 작업 중이다. 아울러 중국의 차이나코리아친환경그룹, 그린소스, 퍼스트콜렉션 등을 한국 증시에 올려놓기 위한 절차도 밟고 있다.

◇올해 첫 중국계 상장사는?...미래에셋의 '그린페이퍼' vs 유진의 '윙입푸드'

미래에셋대우는 외국계 기업 3곳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고 사업을 IPO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지난달 14일에는 거래소에 그린페이퍼의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그린페이퍼는 2016년 설립된 지주사로 자회사가 중국 안후이성에서 택배상장용 골판지를 제조한다.

유진투자증권도 외국계 기업 IPO에 의욕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중국 육가공사인 '윙입푸드'와 인도네시아 카카오 가공사인 '골드코드'와 상장 주관계약을 맺었다. 이중 윙입푸드는 지난 15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올해 증시 첫 입성 물꼬를 틀 중국 상장사가 미래에셋대우의 그린페이퍼가 될지, 유진투자증권의 윙입푸드가 될지 증권업계에서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윙입푸드는 지난해 6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약 5개월 만에 철회한 바 있다.

또한 골드코드가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기업이 입성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유안타증권 2곳(산동티엔타이·경방차업), DB투자증권 2곳(캉푸·보난자제약),  NH투자증권 1곳(SNK), 한국투자증권 1곳(트리플엑스), KB증권 1곳(신광화기계유한공사) 등이 외국계 기업 상장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증권은 베트남의 제약·바이오업체인 나노젠의 상장 주관 계약을 맺기 위해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 외국기업 17곳 가운데 13곳이 중국계

증권사들이 IB 사업을 확대하면서 해외기업 대상 IPO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중국 지역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들 17곳 기업 가운데 13곳, 즉 76.4%가 중국 기업이다.

더군다나 중국 기업은 회계 불투명, 불성실공시 등이 논란이 됐던 것은 물론 대거 상장 폐지된 전력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2007년 처음으로 외국계 기업이 입성한 이래 현재까지 32개사가 코스피와 코스닥에 둥지를 틀었고, 이중 12개(37.5%) 기업이 상장 폐지가 이뤄졌다. 또 상폐된 기업 가운데 2곳(SBI모기지·네프로아이티)을 제외한 완리, 중국원양자원, 웨이포트, 화풍방직, 중국식품포장, 중국고섬, 3노드디지탈그룹, 성융광전투자, 연합과기, 코웰이홀딩스 등 10곳이 중국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부터 증시에 등판한 중국 2세대 기업들은 과거 1세대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됐다고 증권사들은 목소리를 높이지만중국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최근 국내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들은 적극적인 배당, 한국사무소 설립 등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적극적인 주주 친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주가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는 진단이다.

기업의 상장을 결정하는 한국거래소는 '차이나 포비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상장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의 중국계 기업 상장 성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 사업 부문 확장을 위해 과거와 달리 대형 증권사들까지 해외 기업 IPO 적극 나서며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 IPO와 달리 해외 기업이 상장 주관 수수료율이 더 높아 증권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상장 폐지까지 가게 되면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해 더 문제"라며 "오너가 국내에서 공모금을 챙긴 후 서서히 지분을 낮춰 본국으로 '먹튀'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증권사는 IPO 대상 해외 기업 선정 시 신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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