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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으로 시진핑 체제 ‘정치적 시련’에 직면” 산케이

등록 2018.07.17 12: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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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8.3.17

【베이징=AP/뉴시스】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차 전체회의에서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8.3.17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반석 위에 올라선 것처럼 보이던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1인체제'가 흔들리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산케이 신문은 17일 국가주석 임기를 철폐해 장기 집권의 길을 연 지난 봄 이래 가속하던 시 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는 등 이변이 속속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012년 가을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로서는 최대 실책으로 간주되는 미국과 통상마찰이 좀처럼 풀리기는커녕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그 정치적 영향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형세로는 내달 상순 시작하는 중국공산당의 연례 고위급 정치행사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시진핑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신문은 관측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임기를 없애 2023년 이후에도 계속 재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후 당장(당헌)과 헌법에 명기한 시진핑 주석의 정치사상은 전국 각급 학교와 직장에서 학습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시진핑의 저작이 베스트셀러가 됐고 '시 주석 어록'도 나도는 등 공산중국을 주도적으로 수립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 이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숭배 열기가 확산했다.

그런데 지난주 돌연 실내외에 걸린 시진핑의 사진과 초상화, 포스터를 즉각 철거하라고 경찰이 통고했다는 문건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

이달 초에는 둥야오충(董瑤瓊 29)라는 일반 여성이 상하이 시내에서 "독재와 폭정에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시진핑의 사진에 먹물을 투척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둥야오충은 바로 아버지 등과 함께 강제 연행돼 행적이 묘연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시진핑의 고향인 산시(陝西)성의 관변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최근 시진핑의 사상과 업적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했다. 이런 비슷한 경우가 다른 지역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비정상적인' 보도 자세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들어 인민일보는 1면 기사로 시진핑의 이름과 동정을 전하지 않은 일이 늘어나 해외 언론과 중국 전문가의 주목을 사고 있다.

이들 매체와 전문가는 이런 인민일보의 보도가 "단순히 우연만은 아니다"라며 그 배경에 촉각을 곧추세우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중국공산당 지배의 정통성은 견조한 경제상황에 의해 지탱돼왔다. 미국과 치열한 무역전쟁으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그 정통성은 확실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상하이 정치학자의 분석을 전했다.

정치학자는 미중 무역마찰에서 효과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시진핑이 "체제 발족 후 최대의 정치적 시련을 맞았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내에서는 문화대혁명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금기시한 개인숭배 부활을 우려하며 극력 반대하는 세력이 존재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그룹이다. 시진핑 지도부가 반부패를 앞세운 대대적인 숙정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아직도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같이 연달아 발생하는 '이변'을 놓고선 시진핑과 측근 세력이 비판을 피하기 위한 방어술책이라든가, 반시진핑파의 역습이라는 등 다양한 억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8월 당 최고지도부와 원로 등이 참석해 인사와 정책을 조율하는 베이다이허 회의를 앞두고 원로들이 개인숭배와 실정 등을 비판하는 서한을 당에 제출했다는 소문이 무성할 정도인 만큼 시진핑으로선 상당한 정치적 곤욕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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