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산가족 상봉서도 드러난 남북 사이의 '거리'

등록 2018.08.20 21:33:3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미국이 싱가포르회담 이행 안한다"

"최고존엄을 어떻게 내릴 수 있나"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하고 있다. 2018.8.20.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하고 있다. 2018.8.20. [email protected]

【금강산·서울=뉴시스】통일부공동취재단 김성진 기자 = 65년 만에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순간에도 남북 간의 '거리'는 확인됐다.

 차제근(84)씨는 이날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단체상봉에서 조카 차성일(50)씨가 "큰아버지, 죽기 전에 고향에 한번 오라요. 통일이 빨리 와야지요"라고 말하자, 그래 빨리 통일이 와야지"라고 답했다.

 이에 성일씨는 "미국놈들을 내보내야 해"라며 "큰아버지, 봐 보세요. 싱가포르 회담 (미국이) 이행을 안한단 말예요"라면서 미국을 비난했다.

 이로 인해 제근씨와 성일씨 사이에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제근씨도 이에 맞서 "6·25가 난 것이 김일성이 내려와서 그렇다"고 하자, 성일씨는 양손을 저어가며 "아이 그건 거짓말이라요. 6·25는 미국놈들이 전쟁한 거에요. 우리는 우리 힘으로 싸웠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이날 논쟁은 제근씨가 "그래 그건 잘한 거야"라고 말하면서 웃으며 마무리됐다.

 주정례(86·여)씨 가족은 북측 조카가 가져온 표창장 때문에 곤란해졌다.

 주씨의 북측 조카 영애(52)씨는 김일성 표창장과 표창 등을 남측 가족들에게 보여 주며 자랑했다. 그러자 남측 지원요원이 수차례 다가와 "표창장을 테이블 아래로 내리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이에 영애씨는 "최고존엄을 어떻게 내릴 수가 있나"라며 반박했다. 남측 지원요원은 표창장을 뒤집는 것을 제안했지만, 영애씨는 "뒤집는 것은 더욱 안된다"며 가지런히 올려뒀다.

 영애씨는 남측 취재진이 다가가자 덮개를 열어 표창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측 지원요원이 표창 덮개를 닫을 것을 요구하자, 이번에는 북측 보장성원이 "가족들이 보여주겠다는 것인데, 가만히 뒤에 계시라"고 제지했다.

 이후로 주씨 가족은 표창이 놓인 상태로 계속 상봉행사를 진행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