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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화, 사상 최저치 근접…"정부 대책 역부족"

등록 2018.09.17 17: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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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외환시장서 1% 하락

올해 들어서만 14% 떨어져

경상수지 적자 확대...외환보유 감소

【가우하티=AP/뉴시스】이재준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6일 동북부 아삼 주 가우하티에서 열린 여당 BJP 집권 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7.05.27

【가우하티=AP/뉴시스】이재준 기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6일 동북부 아삼 주 가우하티에서 열린 여당 BJP 집권 3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7.05.27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루피화를 방어하기 위한 인도 정부의 수입 제한 조치 발표에도 통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루피화 환율은 장 중 72.6 루피를 기록해 통화 가치가 전 거래일 대비 1% 하락했다. 루피화는 지난 12일 기록했던 사상 최저치인 72.9 루피에 근접했다.

 루피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4%나 하락했다. 외환보유고가 4월 중순 426억 달러(약 48조원)에서 현재 399억 달러(약 45조원) 수준까지 떨어지자 인도 정부는 지난 14일 통화를 방어하고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비필수품' 수입 억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들은 금, 시계, 고급 전자제품, 고급 자동차 등이 수입 억제 조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인도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들이 해외에서 돈을 더 쉽게 빌려올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인프라 대출시 의무 위험회피 요구사항을 재검토하고 내년 3월31일까지 채권 발행에 대한 원천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루피화 가치는 급락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터키나 아르헨티나와 같은 신흥국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취약성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캐나다 로열뱅크의 아시아 외환전략 책임자 수 트린은 "더 공격적인 조치를 기대했던 시장이 실망한 것"이라며 "정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적인 조치를 내는 것을 망설이겠지만, 우리는 루피의 추가 하락을 보게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루피의 지속적인 약세는 내년 5년 재선을 노리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도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전년 동월 대비 8.2%나 증가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돼 외화가 빠져나가고 있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또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유가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지도자의 힘을 반영한다고 주장하며 모디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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