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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정상회담]'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사찰' 고비 넘을까

등록 2018.09.20 14: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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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뉴시스】 김운영 편집위원 =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들이 19일(현지시각)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기사들을 게재했다.  The New York Tims는 A10면, The Wall street Journal은 1면 톱과 A11면에 Los Angeles Times는 A3면에, Daily Breeze는 A3면에 실었다. 2018.09.20.  uykim33@newsis.com

【L.A(미국)=뉴시스】 김운영 편집위원 =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들이 19일(현지시각)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기사들을 게재했다. The New York Tims는 A10면, The Wall street Journal은 1면 톱과 A11면에 Los Angeles Times는 A3면에, Daily Breeze는 A3면에 실었다. 2018.09.20. [email protected]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 채택 직후인 지난 19일 트위터에 "김정은은 핵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향후) 최종 협상에 따라서"이라는 문장이 담긴 글을 올렸다.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일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쇄하는 것을 포함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남북은 평양선언에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하였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선언에 들어가지 않은 '사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통상 비핵화 단계를 구분할 때 '폐기'는 유예와 동결, 그리고 불능화 단계까지 모두 포함하는 최종적 개념이다.

 핵시설 폐기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단계별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신고와 검증은 필수적인 작업이다. 결국 북한의 조건부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은 '사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핵사찰 부분을 언급하며 "최종 협상에 따라서(subject to final negotiations)"라고 전제했다. 평양선언의 '상응조치를 취하면'이라는 부분과 궤를 같이한다. 향후 북미 회담이 재개될 경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북한의 단계별 핵사찰 수용 범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은 늘 '검증' 고비를 넘지 못하고 후퇴했다. 1992년 북한은 IAEA에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보고서에 신고한 플루토늄 추출량과 IAEA가 분석한 수치가 다르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1차 북핵위기를 맞이했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환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경색됐다.

 1994년 10월 북한과 미국이 제네바 기본합의서를 채택하며 1차 북핵위기는 일단락됐으나, 2000년대 초반 미 조야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2차 북핵위기가 시작됐다. 북한은 2003년 1월 또다시 NPT 탈퇴를 선언했다.

 북핵 6자회담에서 2005년에 채택된 9·19공동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고 NPT와 IAEA에 복귀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미국 측의 강제사찰 요구와 일본의 원유 제공 거부 등으로 갈등이 증폭되면서 결국 사문화됐다.

 북한은 총 6차례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을 토대로 지난해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그리고는 올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나와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과거의 바틈업(Bottom Up) 방식이 아닌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처럼 후퇴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북한 영변에는 390개가량의 핵 시설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확보한 핵 물질과 관련 시설들에 대한 완벽한 사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평양선언 채택 직후 곧바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실무회담을 개최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여기에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가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그리고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북미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또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에 앞서 비핵화 이행 로드맵에 관한 공감대 형성에 주력할 전망이다. 핵 시설 또는 물질의 신고 범위와 적대시 정책 철회 차원의 조치를 놓고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경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종전선언 논의도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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