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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이 아니라 혁신해야 생존"...삼성 권오현의 경영 통찰 '큰 울림'

등록 2018.09.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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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저서 '초격차' 베스트셀러 반열 올라

"회사가 원하는 건 일하는 시간이 아니라 일하는 실력을 늘리라는 것"

"리더는 뇌처럼 일해야 한다" 등 경영 통찰, 군더더기 표현 없이 담아내

"개선이 아니라 혁신해야 생존"...삼성 권오현의 경영 통찰 '큰 울림'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회사가 원하는 것은 일하는 실력을 늘리라는 것이지, 일하는 시간을 늘리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인재는 없다. 따라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할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신규 기술 분야를 시작할 경우, 실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 좋다. 난관을 극복하는 힘은 실력보다는 열정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2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삼성전자에서 33년 경영현장의 통찰을 담아낸 책 '초격차(超格差, 부제 :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격)'이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권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낸 일등공신이자 연구원으로 입사해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신화적 인물이다. 변화와 혁신의 물결 속에서 전 세계가 극심한 초경쟁 사회로 진입한 최근 10여 년간 삼성전자를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킨 탁월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높이 평가 받는다.

권 회장은 난관이 닥칠 때마다 리더로서 생각하고 조직의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어 조언했다.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통찰을 군더더기 없는 명확한 표현으로 담아냈다.

"초격차는 단순히 시장의 파워나 상대적 순위를 의미해서는 안됩니다. 그보다는 비교 불가결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끊임없는 혁신, 그에 걸맞은 구성원들의 격을 의미해야 합니다. 제가 경영 현장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하나씩 실현시킨 '초격차'란 미래를 대비하여 기업의 모든 차원을 과감히 혁신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다른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기술은 물론 조직, 시스템, 공정, 인재 배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格, level)'을 높이는 것이 초격차의 진정한 의미인 셈입니다."

초격차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한 그는 "규모나 자본에 의해 그 실현 가능성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혁신을 향한 리더의 의지, 구성원의 주도적 실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통해 리더, 조직, 전략, 인재라는 4가지 핵심 주제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전략과 경영철칙을 담아냈다.

그는 리더의 자질은 본성에 의한 영향이 1/3,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2/3이라고 밝히며, 좋은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을 내면과 외면으로 구분해 제시했다.

【서울=뉴시스】'초격차'. 2018.09.13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서울=뉴시스】'초격차'. 2018.09.13 (사진=쌤앤파커스 제공)

내적 덕목으로 진솔함(Integrity), 겸손(Humility), 무사욕(無私慾, No Greed)을 꼽았고, 외적 덕목으로 통찰력(Insight), 결단력(Decision), 실행력(Execution), 지속력(Sustainability)을 강조했다.

그는 "뇌가 신체와 장기를 통제하지 않는 것처럼 리더는 조직원을 사사건건 통제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리더는 뇌처럼 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리더는 조직원의 미래를 위해서 시스템을 잘 구축해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의 이해 당사자들은 자기 자신이 손해를 볼 거란 생각에 당연히 저항한다. 그러므로 반드시 사람을 교체시켜야 한다. 그럴 경우 기대를 초월한 특별한 보상으로 기존 사람이 불평없이 물러나게 해야 한다. 이 또한 혁신의 과정이다."

그는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 ‘개선’이 아니라 ‘혁신’해야 한다는 조언도 내놓는다. 또 '개선'은 실무자가 하는 것이라면 '혁신'은 리더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글로벌 기업이 된 삼성이나 삼성을 이끌었던 자신의 성과에 대한 과시를 드러내는 대목은 단 한 곳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경영이론이나 리더십을 다루는 학문 서적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담은 경영 현장 기록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미사여구를 통해 이상적 구호만을 제시해 온 여타 경영지침서나 자기계발서와는 달랐다.

권 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영진의 세대교체와 경영 쇄신을 강조하며 일선에서 물러난 뒤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종합기술원 회장으로서 경영 자문과 인재 육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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