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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보수 아이콘' 노리나…최근 잇단 강경발언

등록 2018.11.03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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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비판, 박정희 극찬…단숨에 '보수 아이콘'

과거 박정희 정권 독재시절을 '악몽'으로 비유

새누리당에 대해선 "간첩 조작으로 실컷 장사"

하태경 "이언주, 정치적으로 성공" 긍정적 평가

"당에는 도움 안 돼"…당내 비판론도 없지 않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종합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2018.10.26.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종합감사에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최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강경 발언을 두고 거대 양당 사이에 끼인 소수 정당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려는 나름의 생존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의원은 6년 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의 인재영입 대상으로 발탁돼 정계에 진출했다. 민주당 제19대 국회의원, 민주당 제20대 국회의원,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민주당 원내부대변인, 민주당 원내부대표,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 등을 지낸 바 있다. 그런 그가 요즘에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180도 다른 색깔을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에도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차후 탈당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년 전 박정희 독재 시절 '악몽'으로 비유…지금은 "천재"

이 의원은 얼마 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경제가 거의 파탄 나는데도 경제정책은 계속 거꾸로 가고 있다"며 실정을 비판하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천재'라고 극찬해 정치권 안팎의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독재를 했다는 측면에서 비판을 받지만 박정희 같은 분이 역대 대통령 중에는 천재적인 분이었다"며 "통찰력, 역사관, 경제나 여러가지를 우리나라의 미래를 꿰뚫어 본다는 측면에서는 천재에 가까웠다"고 흑평했다.

반대로 3년 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을 '악몽'으로 비유하며 혹평했다. 이 의원은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당시 박근혜 정부가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하자,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긴급조치를 통해 국회를 해산시켰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고 맹비난했다.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졸속 합의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결한 한일협정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은 일제의 피해 당사자들의 동의도 없이 제멋대로 한일협정을 강행한 바 있다"며 "이 협정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개인에 대한 배상책임이 소멸됐다고 주장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며 지금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5년 전에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도 비판한 바 있다. 이 의원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옛날에 (새누리당은) 전근대적인 간첩 조작 사건으로 실컷 장사를 해 먹었다"고 비난했고, 새누리당이 2012년 대선 때 남북정상회담 대화록(2007년) 관련 NLL 포기 논란 사안을 들어 민주당을 안보 불안세력으로 몰아세운 데 대해 "빨갱이처럼 모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권 실세,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거침 없이 비판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정권의 핵심 실세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이언주 의원이 5일 오후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경기도당 개편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04.05. ppljs@newsis.com

【안산=뉴시스】이정선 기자 =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과 이언주 의원이 5일 오후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경기도당 개편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04.05. [email protected]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안보라인 장관들을 대동하고 전방 시찰을 다녀온 데 대해 격한 언행을 내뱉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가 막히고 한심하다"며 "청와대 정부, 청와대 정부 하더니 이제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나라를 비운 새 스스로 대통령 행세까지 하는 듯해서 사람들이 혀를 끌끌 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거명하며 "민주당 집권세력은 북한의 김정은 3대 세습 공산독재정권이 동지이고 남한의 보수가 주적인 모양"이라며 "반드시 이 시대착오적 좌파들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이낙연 당시 총리후보자를 겨냥해 "물건이 너무 하자가 심해 도저히 팔아줄 수 없는 딜레마 봉착해있다"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민감하고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특히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나 사법농단 특별재판부 구성과 같은 중요 사안에서 반기를 들며 '손학규 체제'에 흠집을 내고 있다. 

사법농단 전담 특별재판부 도입을 두고 여야가 충돌할 때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함께 특별재판부 구성을 추진하자, "재판부를 국회가 지명하겠다니 제정신입니까"라고 반문하며 "도를 넘은 국기문란행위를 당내 논의도 거치지 않고 합의해 준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판문점선언 비준 문제에 대해서도 지도부와 이견을 보였다. 이 의원은 김관영 원내대표가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판문점 선언 지지를 위한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제안에 대해 다른 동료의원들과 함께 반발했다.

◇민주당의 '얼굴'에서 '보수 아이콘'으로

이같은 거침이 없는 '독설'을 두고 정치권에선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대통합을 앞두고 이 의원이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의 경쟁 상대였던 안철수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하며 국민의당으로 이적한 이상 민주당에는 돌아가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이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이자 보수적인 동네로 소문난 부산 영도구에 공을 들인다는 말도 들려 온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축하메시지를 전하러 온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유승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8.01.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념식에서 축하메시지를 전하러 온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유승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2018.01.24.  [email protected]

이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엇갈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보수의 특징 중 하나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평가할 때 유신이라는 과도 있지만 어쨌든 공이 더 큰 사람이라는 것이 보수의 공감대"라며 이 의원의 '박정희 극찬'에 대해선 "그런 말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중의 반응이 뜨겁고, 거기에 대한 관심이 많고, 찬반이 큰 것이다.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성공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같은 당의 다른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이 당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차라리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나서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낫지 않나. SNS에만 몰두해 지지자를 끌어모으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의 '친정'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조승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언주 의원이 부산 영도에 자주 발걸음을 한다고 언론이 비꼴 정도면, 혹시라도 차기 총선을 위해 보수우익의 전사로 부활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역사에서 갈지(之)자 행보의 말로를 배우지 못한다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은 없다. 촛불혁명에서 사필귀정을 깨우치지 못했다면 정치인으로서 미래는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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