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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점]끝난게 아니었다,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 재출현···왜?

등록 2018.11.05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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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나인틴

언더나인틴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K팝 부흥과 함께 아이돌 가수 중심의 대중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올해 초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주목도에서 모두 실패한 JTBC '믹스나인', KBS 2TV '더 유닛'이 종방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빚어진 현상이다. 

3일 첫 방송한 MBC TV '언더나인틴'은 차세대 글로벌 아이돌 그룹 탄생을 목표로 한다. 랩, 보컬, 퍼포먼스 3개 분야로 나눠 뽑는다. 일종의 멘토인 디렉터로 나서는 가수들이 화려하다. 보컬은 그룹 'EXID' 솔지와 R&B 가수 크러쉬, 퍼포먼스는 그룹 '슈퍼주니어' 은혁과 안무가 황상훈, 랩은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가 맡았다.

24일 첫 방송하는 SBS TV '더 팬'은 K팝 스타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한국의 '팬덤 문화'를 모티브로 삼았다. SBS 인기 서바이벌 프로그램 연출자 2인이 뭉쳤다. 'K팝스타' 박성훈 PD와 '판타스틱 듀오' 김영욱 PD다.

시청자가 스타의 추천을 받은 루키들을 평가하고 우승자를 가려낸다. 래퍼 도끼, R&B 힙합 가수 윤미래 등이 루키를 추천했다. 팬덤에 초점을 맞춘 만큼 시청자 평가는 '생방송 투표' 같은 형식적인 틀이 아니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제명처럼 "대중의 팬덤을 집단화해서 가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피겠다"는 의도다.

'K팝 스타'에 출연한 가수 보아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 90년대 제작자로 활동한 그룹 '룰라' 출신 이상민, 작사가 김이나가 '팬 마스터'로 나선다. 심사위원이 아닌 루키들의 조력자 역이다.

'믹스나인'으로 쓴맛을 본 YG엔터테인먼트도 16일 신인 남자그룹 선발 프로그램 'YG 보석함'을 선보인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자사의 남자 연습생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다 선보인다.

열네살부터 열아홉살까지로 구성된 YG 남자 연습생 총 29명 전원이다. 방송을 통해 시청자 평가와 선택을 모니터링한 후 선발 기준에 적용한다.
워너원

워너원

◇오디션 프로그램 피로감↑···그래도 성황
 
엠넷 '슈퍼스타K'가 부흥시키고 '프로듀서 101' 시리즈가 정점을 찍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시청자는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고만고만한 콘셉트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립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새로운 프로그램 론칭을 할 때마다 나름 차별화하기는 한다. '언더나인틴'은 10대만 참여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젊고 신선하다는 인상을 주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10대 위주다.

우후죽순 격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겨나다 보니 스타발굴의 어려움도 이어진다. 최근 아이돌계는 이미 연습생 때부터 팬층을 보유한다. 이들은 대형 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 데뷔가 예정돼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설 이유가 없다.

물론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 101' 시즌2처럼 중소형 기획사가 스타들을 발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워너원 멤버들처럼 팬층을 확보하려면 타이밍이 잘 맞아야 한다. 멤버들 개인 성장 서사도 대중의 공감을 사야 한다. 팬덤이 형성될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언더나인틴'은 첫 방송에서 연습생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부각시켰으나 이들의 개인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해외 한류팬

해외 한류팬

이러한 어려움에도 방송 등과 결합한 한국 음악 신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 대결 구조이다 보니 화제성과 입소문을 만들어내기 쉽다. YG의 간판 그룹들인 '빅뱅' '위너' '아이콘'은 모두 자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됐다.

최근 K팝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해가면서 해외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 점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작에 명분을 주고 있다. '더 팬'은 프랑스의 방송 프로그램 포맷 제작사 '바니제이 인터내셔널'과 공동기획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고, K팝이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K팝 인기가 지속하는 한, 이에 힘 입어 화제성을 만들기가 쉬운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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