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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주52시간 확대·최저임금 인상 '격랑'…"中企·서민에 악영향 우려"

등록 2018.12.16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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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지표 아닌 체감경기가 상대적으로 악화할 것"

"내년 경기는 미·중 무역 분쟁 등 외부요인 영향이 좌우"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장애인직업재활 시설 최저임금 국가책임 요구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국가책임'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0.23.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장애인직업재활 시설 최저임금 국가책임 요구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 국가책임'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경원 기자 = 내년도 주52시간 확대 시행에다 최저임금의 추가 인상이 예정됨에 따라 국내 경기가 올해 보다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감이 높다.

대다수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이 당분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주52시간과 최저임금 이슈로 인해 내년 한국경제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적인 요인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국내 경제가 외부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경기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수출경쟁력이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올해보다 10.9% 인상돼 시행된다. 앞서 올해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보다 16.4% 인상된 바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지난 10일 포항지역 중소 철강업체 대표들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조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점을 들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애로사항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들 철강업체 대표들에게 지난 7월부터 하도급법이 개정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공급원가가 오르면 수급사업자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증액을 요청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도 최저임금으로 인한 공급원가 인상을 인정한 셈이다.

이어 1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현장방문에서 만난 충남 아산시 자동차 부품업체 서진캠의 임영호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너무 급격히 인상되다 보니 생산성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기업에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토로했다.

임 대표는 "일본과 독일, 중국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고선 세계로 나아갈 수 없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올해 7월1일부터 시행된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도 업계에서는 관심이 크다.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보니 주문 물량이 월별로 불규칙하다"며 "단위기간을 3개월로 둔 탄력근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물량이 몰릴 땐 생산량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어 주52시간 근로제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에 도급을 맡긴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50~299인 기업은 2020년 1월부터, 5~49인 기업은 2021년 7월부터 적용된다는 점이다. 서진캠 같은 기업은 향후 도급을 맡길 업체들이 사라지게 된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 내년 2월 정도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정부도 관심을 갖고 있다.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체감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전체적인 경기 지표에는 영향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경기가 추세적으로 가라앉는 부분이 존재한다. 지표는 1년 전과 비교하기 때문에 내년 지표는 크게 나빠지는 것처럼 비쳐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표가 아닌 체감경기는 상대적으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미시적인 요소로 경제주체의 심리에 영향은 미치겠지만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력은 알기 어렵다"며 "대기업들은 최저임금과 주52시간 단축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있겠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라며 "주52시간 단축도 비용이 올라가 중소기업은 힘들겠지만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내년에는 그러나 대외적 요인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대표적인 것은 미·중 무역 분쟁이다. 

성 교수는 "외부효과, 특히 국제경제의 악화가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내년에 경제체질을 바꿔야 하는 이슈가 있다. 국제 경제환경은 우리가 바꾸기 어렵다. 정책 부분은 수정할 수 있으니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실장은 "내년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경기의 방향성이 갈릴 것 같다"며 "내수와 수출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경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제조업의 일자리가 많이 줄었는데 조립금속 등 자잘한 부분의 구조조정 때문인 것 같다. 이는 중국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기는 큰 흐름을 봐야 한다.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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