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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도피' 최규호 생활비로 월 700만원 써…거액 주식투자도

등록 2018.12.19 12: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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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2개월간 총 4억9000만원 생활비 사용…최소 매월 700만원 이상

골프·테니스·춤 등 호화 도피 즐겨

도피 중 의료 목적이 아닌 미용 시술까지 받아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검거 및 8년 도피생활 조력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이 19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 중회의실에서 실시된 가운데 전주지방검찰청 김관정 차장검사가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9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검거 및 8년 도피생활 조력한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이 19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 중회의실에서 실시된 가운데 전주지방검찰청 김관정 차장검사가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3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최규호(71) 전 전북도교육감의 8년 2개월간 도피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가 마무리됐다.

 최 전 교육감은 '김 교수' 또는 '서 교수' 등 가명을 쓰며 도피 기간 최소 매월 700만원 이상의 생활비로 골프, 테니스, 춤 동호회 등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 것도 모자라 제3자 명의로 수억원대의 주식 투자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지검은 19일 브리핑을 갖고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최 전 교육감을 구속기소하고, 주민등록법·국민건강진흥보험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생 최규성(68) 전 농어촌공사 사장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최 전 사장의 부탁을 받고 휴대전화와 통장, 체크카드를 빌려준 혐의(전기통신사업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사문서 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로 최 전 사장의 수행비서와 비서실장 등 9명을 구약식 처분했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측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3차례에 걸쳐 총 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였던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아 챙겼다.

 당시 검찰은 브로커 역할을 한 전북지역 교수 2명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뒤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의 변호인으로부터 "9월 12일 출두하겠다"는 확답을 받았지만,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출두하지 않은 것은 물론 변호인과 연락마저 끊고 자취를 감췄다. 

 이후 1억원의 도피 자금을 챙겨 전주를 떠난 최 전 교육감은 8년2개월간 도피 중 차명으로 생활비 계좌 3개, 주식계좌 5개를 사용해왔다. 생활비 계좌에는 총 4억9000만원이 입금돼 사용한 금액은 매월 700만원에 달했다.

 검찰은 대부분 현금 거래를 해왔기 때문에 최 전 교육감이 사용한 실제 소비액은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 전 교육감은 검거 당시 은신처인 인천의 한 24평형 아파트 보증금(2000만원)과 인천 내 동호회 사람들에게 빌려준 대여금, 주식계좌 잔액 등 1억4000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는 주식 투자에 수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는 최 전 교육감은 최 전 사장 명의를 비롯한 3명의 인적사항으로 총 84곳의 병원과 약국에서 1026회에 달하는 진료와 처방을 받았다. 이를 통해 받은 요양급여 2130만원도 편취했다.
 
 그는 만성 질환 치료 외에도 미용 목적으로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전 교육감은 도피 8년 전보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면서 도민들의 비난을 받았다.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8년간의 잠적 끝에 잡힌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의 동생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4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최규호 전 교육감의 도피 행각을 돕게 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로 14시간의 조사를 받고 검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기자들의 질의를 받지 않고 도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2018.12.04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김얼 기자= 8년간의 잠적 끝에 잡힌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의 동생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4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방검찰청에서 최규호 전 교육감의 도피 행각을 돕게 한 혐의(범인도피 교사)로 14시간의 조사를 받고 검찰청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최규성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기자들의 질의를 받지 않고 도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email protected]

최 전 사장은 2010년 9월부터 최근까지 8년 2개월간 도피 생활 중인 친형을 수시로 만나며 대포폰으로 계속 연락을 해왔고, 제3자를 통해 형의 도피를 도왔다. 

 도피 조력자들은 최 전 교육감이 병원과 골프장, 테니스장 등을 다닐 때 사용한 주민등록증과 휴대전화 등의 명의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력자 가운데 5명은 최 전 교육감이 직접 도움을 부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달 6일 오후 7시20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식당에서 도주 8년2개월 만에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붙잡혔다. 수뢰 혐의는 시인했으나 구속 직후부터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관정 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저버린 범죄"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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