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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미세먼지·남북경협까지…테마주 '돌풍'

등록 2019.01.16 15: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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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부재한 국내 증시에 테마주가 상승 주도

'반짝 관심' 받은 테마, 상한가 연이어 기록하기도

"상관성 없는 종목 많아…테마주 종목 투자 유의"

정치인·미세먼지·남북경협까지…테마주 '돌풍'


【서울=뉴시스】김제이 기자 = 지난해 1월 고점 이후 장기 조정세에 진입, 별다른 모멘텀이 부재했던 증시에 테마주 열풍이 불고 있다.

특정 정치인의 행보와 관련한 테마부터 미세먼지, 남북경협, 수소차 등 다양한 테마주들이 등장, 특정 종목의 급격한 상승을 이끌고 있다. 다만 오름세가 가파른 만큼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도 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주요 테마주는 황교안 테마주, 미세먼지 테마주, 남북경협 테마주 등이다. 이 테마와 관련된 종목들은 박스권은 전전하는 국내 증시를 비웃듯 연이은 상한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관련한 테마주는 지난해 연말부터 등장했다. 황 전 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 소식이 보수정당 내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황교안 테마주로 묶인 종목들은 대표적인 2일부터 15일까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한창제지(9.43%), 우진플라임(1.51%) 인터엠(6.15%), 아세아텍(35.43%), 국일신동(5.46%) 등이다.

이 가운데 아세아텍은 올해 들어 단 하루만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14일 25.18%까지 올랐으며 16일에는 개장과 함께 급등하며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상한가에 진입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주가 급등에 아세아텍의 주가는 이번 해 첫 거래일인 2일 종가 기준 2850원이었던 가격이 이날 상한가 기준 81.05%나 올라 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봄철에 자주 나타나던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겨울에도 나타나면서 최근 사흘 연속 수도권에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겨울철 고농도 미세먼지 등장에 봄철 반짝 상승하는 미세먼지 테마주가 주목받고 있다.

미세먼지 테마주에 속하는 종목들의 지난 15일 종가 기준 이달 상승률은 모나리자(15.90%), 나노(16.02%), 웰크론(9.63%), 오공(7.35%), 크린앤사이언스(6.20%), 케이엠(7.26%) 등이다.

이들 기업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생산하는 모나리자, 웰크론, 오공과 대기정화 기업인 나노, 공기청정기 필터 제조업체인 크린앤사이언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철에도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 이상을 나타내면서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가 가시화돼가면서 지난해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남북경협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다시 쇄도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점 등에 대한 세부 논의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CNN 등 외신은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질 전망이라도 보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조치가 이뤄질 경우 남북 경협이 진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월과 6월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북경협 테마주가 상승했다. 하지만 경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다 상승동력을 잃은 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최근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받는 경협테마주 종목으로는 유신(38.74%), 재영솔루텍(36.22%), 제이에스티나(48.52%), 인디에프(52.13%), 아시아종묘(18.19%), 조비(32.30%), 선도전기(24.30%), 제룡전기(32.34%), 대아티아이(5.03%), 에코마이스터(7.93%), 현대로템(6.73%) 등이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가장 강도 높은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자본의 북한 투자가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현재 전향적 변화가 감지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이같은 테마주 열풍에는 증시에 근본적인 모멘텀이 부족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제 둔화, 기업 실적 부진과 맞물리면서 장기 상승 동력이 부재하자, 작은 호재에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일시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라면서도 "하지만 '테마'라는 게 기업의 실적이나 신용, 심지어는 속해있는 테마와도 무관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주가 상승률과 기업 사이의 정확한 인과관계가 없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투자 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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