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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방위비 10억불 통보' 협상 진통…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등록 2019.01.23 11: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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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분담금 美 1조1300억 vs 韓 9999억원

협정 유효 기간도 美 1년 요구 vs 韓 3년 맞서

주한미군 내 우리 근로자들 임금 체불 우려도

일각선 주한미군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 제기

전문가들 "협상 전술, 여론전…말려들면 안 돼"

"방위비 분담은 한미 동맹 문제와 관계 없다"

"미국이 실제로 군대 철수시킬 가능성은 낮아"

"미 의회 반대, 정부 참모들 전략적 판단 있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상황 보고를 위해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1.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에게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상황 보고를 위해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 차이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28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방위비 분담금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와 협정 유효 기간 1년(2019년 한 해) 이라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측에 9999억원의 최종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년 보다 4.1% 증액된 금액이다. 지난해 9602억원(약 8억4900만 달러)의 분담금을 냈던 정부는 1조원을 넘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금액을 일정 부분 양보하는 대신 유효기간 협정을 미국이 제안한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안을 역제안했다.

해리스 대사는 또 10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의 조속한 타결을 요구하면서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다른 방식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방위비 분담금 관련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이견이 아주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당초 강 장관은 23~25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포럼 계기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10차 SMA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문제 등으로 미국 대표단의 다보스포럼 참석이 취소되면서 두 사람의 회동이 불발됐다.

대신 강 장관은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 협의와 관련 동맹으로서의 상호존중과 이해의 정신 하에 상호 수용가능한 합리적 타결안에 조속히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키로 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동맹으로서의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타결안에 조속히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서 방위비 협상 양국간 대표 접촉 포함해 외교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체결한 제9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은 지난달 31일 만료됐다. 한·미는 지난해 3월부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체결을 위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10차례나 벌였으나 총액에 대한 이견 차이로 최종 타결에 실패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8.06.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6월26일 오전 서울 서초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미 방위비 협상 제4차 회의에서 장원삼 우리측 한미방위비협상대사와 미국 측 티모시 베츠  한미방위비협상대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1.22 [email protected]


분담금 총액과 유효 기간을 놓고 한미 간 막판 힘겨루기로 협정 공백이 발생하면서 주한미군 내 우리 근로자들의 임금체불에 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주한미군은 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과 우리 정부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내년 4월 중순부터 한국인 무급휴직 발효가 불가피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한미 간 합의 지연으로 예산 집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한국인 군무원 8700여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당국자는 "미측은 분담금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4월 중순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이 점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협정 타결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도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와 긴밀히 소통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다음 달 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를 제안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이나 연합훈련 축소 카드를 꺼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이 실제로 주한미군 감축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10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1차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미국의 불법 부당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강요를 비판한다" 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며 SOFA 협정 위반이다"고 밝혔다. 2018.03.0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7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10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 1차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미국의 불법 부당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강요를 비판한다" 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는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며 SOFA 협정 위반이다"고 밝혔다. 2019.01.22  [email protected]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 언론이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증액을 안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것이란 뉘앙스로 보도하는데 미국 측 협상 전술이자 여론전을 벌이는 것이다. 우리가 말려들면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생각이 있다고 하더라도 미 의회가 트럼프의 동맹관을 의심하고 국방수권법에 의해 의회 차원에서 막으려고 하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비는 한미 동맹의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 우리 정부가 하는 실무협상을 믿고 맡겨야 한다"면서 "다른 것과 연계하면 우리가 불리해진다"고 진단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도 "미국이 군대를 실제로 철수시키고 한미동맹 와해까지 가기는 쉽지 않다"면서 "미 의회의 반대가 있고, 정부 참모들도 한국이 북한을 전략적으로 다루고 동북아에서 쉽게 뺄 수 있는 지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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