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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印 증시 신흥국과 디커플링…센섹스지수 횡보 전망"

등록 2019.02.21 0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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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센섹스(SENSEX) 지수, 올 들어 2% 상승 그쳐

중국·브라질 증시 10% 넘게 급등한 것과 대비

"증시고평가·총선·재정부담과중 탓"

【방갈로르=AP/뉴시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2월4일 카르나타카주(州) 방갈로르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18.04.02

【방갈로르=AP/뉴시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해 2월4일 카르나타카주(州) 방갈로르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2018.04.02

【서울=뉴시스】김정호 기자 = 인도 증시가 다른 신흥국 증시와 달리 연초 랠리에서 소외되는 모양새다. 증권업계는 정치적 리스크가 여전하고 미국과의 무역분쟁 우려도 커지고 있어 인도 증시가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도 센섹스(SENSEX) 지수는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2.02% 오르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상해종합지수와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가 각각 10.49%, 11.12% 급등한 것과 온도차가 컸다.

연초 이후 신흥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공식적으로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됐고 지난해 신흥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부각된 점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증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개혁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 해소 기대감에 중국 증시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 위기의 진원지였던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크게 반등했고 러시아 증시도 유가반등을 등에 업고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 증시가 반등한 것과 달리 인도 증시는 홀로 이런 분위기와 따로 움직이고 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랠리에서 인도가 소외된 이유로 증시 고평가와 정치적 불확실성, 재정적자에 대한 부담을 꼽았다.

그는 "인도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5년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며 "주당순이익(EPS)이 하향조정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4~5월 사이 진행되는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입지가 흔들리는 점도 증시에 악재다. 당초 BJP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지난해 말 주 의회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재정적자 위기감도 불거지고 있다. 서 연구원은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인도 정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임시 예산안은 유권자의 70%를 차지하는 농민과 중산층을 지원하는 데 집중됐다"며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적인 예산이 배정되면서 전체 지출규모 증가에 비해 자본지출 증가율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도가 중국 다음으로 미국의 무역분쟁 상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인도 증시에 악재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CNN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관세가 높다며 노골적으로 지적한 부분을 제시했고 로이터 통신은 미국 행정부가 일반특혜관세제도 대상국에서 인도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며 "인도가 월마트와 아마존에 대한 규제를 도입한 것 역시 미국과의 사이가 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 외신이 미국 무역전쟁의 다음 행선지는 인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한 것이 인도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이탈을 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증시 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이미 지수 낙폭이 컸던 탓에 단기적으로 소폭 반등하거나 횡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 연구원은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이라며 최근 하락세로 지수가 박스권 하단에 근접하면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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