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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범행 맞는데…" 살해 경위는 미궁 속으로

등록 2019.03.22 15: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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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부모살해 사건 피의자 진술 거부

변호인측 "중국동포가 우발적 범행" 주장

공범 중국판 카톡통해 "우리가 죽이지 않았다"

【안양=뉴시스】추상철 기자 =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19.03.20. scchoo@newsis.com

【안양=뉴시스】 추상철 기자 =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는 이희진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19.03.20. [email protected]


【안양=뉴시스】 조성필 기자 =  '청담동 주식 부자'로 불린 이희진씨의 부모 피살사건이 계획적 범행이란 것임을 입증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피의자 김모(34)씨가 함구로 일관하면서 '계획성'과 '살해'간 인과관계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김씨 측과 중국 동포인 공범들이 '자신은 죽이지 않았다' 식의 주장을 서로 펼치면서 사건의 실체 또한 미궁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22일 강도살해 혐의로 구속된 김씨를 상대로 피의자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5분에서 6시10분 사이 자신이 고용한 중국 동포 공범 3명과 안양시 소재 이씨 부모 자택에서 이씨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한 혐의다.

또 당시 이씨 부모가 지닌 5억원이 든 가방을 강탈해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뒤 입을 닫고 있다.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씨는 앞서 검거 당시 "이씨 아버지가 투자금액 20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2000만원 때문에 중국 동포까지 고용해 이씨 부모를 살해한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여기고 다른 배후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김씨가 진술을 거부함에 따라 배후 세력과 관련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단서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씨 변호인 측은 김씨가 범행 계획을 세운 것은 맞으나 살인은 예기치 못하게 발생한 돌발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한 중국동포들이 우발적으로 상해 및 살해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중국 동포를 고용한 것도 단지 '위세'를 보여주려는 경호 목적이었을 뿐 살해 의도는 당초 없었다는 게 김씨 변호인 측 설명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변호인 측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확인된 바가 없다"며 "좀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경찰이 이처럼 계획과 살해간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살인의 전말을 김씨 진술 하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그렇다.

공범인 중국동포 3명은 범행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후 11시5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김씨는 범행 전 이들을 인터넷을 통해 고용했다. 이후 몇 차례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21일 공범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수배 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수배를 말한다.

다만 드넓은 중국 땅에서 이들을 검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또 공범 중 한 명이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을 통해 "우리는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보낸 사실이 최근 경찰 수사 결과 밝혀지면서 살해 경위는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경찰은 내주 검찰 송치 전까지 김씨와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통해 계획적 살인 여부와 정확한 경위를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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