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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 시일 걸릴 듯"…재해추경 분리 불가 시사

등록 2019.04.1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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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 출장 중 기자간담회…"근로기준법, 4월국회 처리 기대"

경기인식 안이 지적 반박…"좋은 지표, 나쁜 지표 모두 짚어" 강조

"혁신성장기획단, 민간의견 수렴에도 충실…성과 창출에 집중"

"WB총재와 협력 잘 될 것"…中에는 "반도체기업조사 공정히" 요청

【워싱턴DC=뉴시스】G20 재무자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페어몽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3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워싱턴DC=뉴시스】G20 재무자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페어몽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3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워싱턴DC=뉴시스】장서우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민생 현안과 관련해 야권과의 타협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입법은 이번달 임시국회에서 속도감 있게 처리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은 이른 시일 내 처리가 어려울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에서 최저임금 결정구조 관련해 여러 가지 검토할 것이 있다는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달 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법안은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결정 시한이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야당에서 지역·업종에 따른 차등화를 일관되게 요구해 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문제에서도 여당은 6개월을, 야당은 1년을 주장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귀국하는대로 국회에 가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며 "결정 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내년도 최저임금의 결정 프로세스가 확립될 수 있기에 정부로서는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라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일자리안정자금이 내년도 예산에도 포함될 지 여부에 대해 홍 부총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점차 페이드아웃(fade-out)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었다"며 "내년에 당장 없애긴 어렵겠지만,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오는 25일 추경 편성 작업을 완료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7조원을 상한으로 마련된 재원은 미세먼지·산불 등 분야에서 국민 안전을 증진하고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는데 사용될 방침이다. 지난 9일 추경안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도 큰 틀에서 이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재해 극복을 위한 추경을 비(非)재해 추경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홍 부총리는 "미세먼지 대응과 경기 하방에 대한 대응을 따로 할 수 없다. 경기 하강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미세먼지만큼 시급하다"며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기존안에서 큰 수정 없이 이달 말 국회에 제출될 것이란 얘기다.

최근 경기 상황과 관련해 정부 인식이 안이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을 누누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월 산업활동 지표가 다소 긍정적으로 발표됐는데, 경제 심리를 개선하기 위한 측면에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 경제 심리를 반영하는 소비자동향지수(CSI)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이 미세히 개선되고 있다"며 "좋은 지표는 좋은 지표대로, 나쁜 지표는 나쁜 지표대로 모두 짚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DC=뉴시스】G20 재무자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페어몽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3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워싱턴DC=뉴시스】G20 재무자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페어몽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3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그는 "불필요한 낙관도 좋지 않지만, 정책 당국자로서 과도한 비관도 해선 안 된다고 본다. 경제 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가 나왔을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제 임무"라며 "고용 지표의 경우 구조적 개선이라기보단 상당 부분 정부 재정이 투입된 일자리로 뒷받침된 부분이 있지만, 고용률 상승과 실업률 하락, 신산업에서의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짚었다"고 설명했다.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제조업, 30~40대 고용 상황에 대해서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별도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추경 편성을 통해 지원하는 미세먼지 대책은 발생 원인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산업 오염 물질이나 석탄 화력 발전, 경유차 등 부문과 더불어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먼지에 대한 대응도 포함된다"며 "발생, 유입, 저감, 보호 등 단계별 대책이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 이에 필요한 재원이 추경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대책과 함께 저감 등을 통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사후 조치를 모두 담았다"고 했다.

이번달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재출범한 '혁신성장추진기획단'에서 민간본부장 직제가 사라진 것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해당 조직 내에 민간위원 풀(pool)이 이미 100여명 규모로 구성돼 있다"며 "민간으로부터의 의견 수렴 작업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겠다. 검토된 내용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실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하는 등 실행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동연 전 부총리 시절 출범한 기존의 '혁신성장본부'가 혁신성장 정책의 성과를 추진할 수 있는 효율적인 구조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본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크게 부각된 것이 없었다"며 "민간에서 본부장을 맡고 안 맡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공무원들이 보다 조직에 천착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장 기간 양자 면담을 가진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 세계은행(WB) 총재에 대해 홍 부총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작업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며 "WB의 운영 방향은 빈곤의 경감과 성장 혜택의 공유라는 '트윈 골(twin goals)'로 대표되는 기존 기조를 가져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한국 관련해서도 협력이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맬패스 총재가 취임하기 전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류쿤 중국 재정부장과의 면담에서는 우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반독점행위여부 조사가 공정히 이뤄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최근 급격히 회복되고 있는 점을 들어 관광객들이 겪는 애로 해소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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