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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1이닝 만루포 2개 허용, 다시는 없을 일"

등록 2019.04.24 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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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4월 24일 다저스 선발 박찬호, 타티스에 '한·만·두'

박찬호와 타티스, 1999

박찬호와 타티스, 1999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박찬호(46)의 '한·만·두'가 20년이 지나 다시 한 번 소환됐다.

진기록은 1999년 4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작성됐다.

영광스런 기록의 주인공은 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던 페르난도 타티스, 희생양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당시 3회초에만 타티스에 만루 홈런 2개를 허용했다. 한국 팬들은 이 진기록을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개를 줄여 '한·만·두'로 부른다.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 쌀쌀한 날씨에 4만6687명의 관중이 다저스타디움을 찾았다.

다저스 팬들은 3회초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에 빠졌다.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팀이 2-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만루에서 타티스에 좌월 만루포를 얻어맞았다. 이후 안정을 찾지 못한 박찬호는 솔로 홈런을 하나 더 맞았고,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또다시 타티스를 만났다. 타티스는 다시 한 번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진기록이 달성된 지 20주년을 맞은 24일 "타티스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한 이닝 만루 홈런 2개를 쳤다. 이후에도 한 이닝에 만루 홈런 2개를 친 타자는 등장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만루 홈런 2개를 모두 박찬호를 상대로 쳤다. 아마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호는 빅리그에서 17시즌 동안 2000이닝 가까이 던졌다(1993이닝). 올스타로 뽑힌 적이 있고, 124승을 수확했다"며 "하지만 1999년 4월24일 밤에는 2⅔이닝 동안 8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 홈런 세 방을 허용하며 11실점(6자책점)을 했다. 3이닝 이하를 소화한 선발 투수 중 11점 이상을 실점한 투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 21명 뿐"이라고 소개했다.

류현진과 박찬호, 2014

류현진과 박찬호, 2014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다시 나오기 힘든 진기한 기록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는 "한 이닝에 두 개의 만루 홈런을 치는 것보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맥과이어는 세인트루이스 3번 타자로 4번 타자였던 타티스 바로 옆에서 진기록을 지켜봤다.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 전 캐스터는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록"이라고 회상했다.

박찬호도 지난해 '디 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그 기록은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떠올렸다.

MLB닷컴의 데이터 분석가 톰 탱고는 한 타자가 한 이닝에 만루 홈런 2개를 칠 확률을 '1200만분의 1'로 계산했다. MLB닷컴은 "같은 선발 투수가 같은 타자에게 한 이닝에 만루 홈런 두 개를 맞은 것은 더 진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타티스가 박찬호를 상대로 한 이닝 만루 홈런 두 개를 쳤을 때 4개월도 되지 않았던 아들 타티스 주니어는 올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로 활약 중인 타티스는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6홈런 13타점 12득점에 OPS 0.954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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