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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WFP 통한 北 식량지원, '퍼주기론' 겁나서 그래"

등록 2019.05.13 12: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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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FP는 정부 돈 받아 식량 사서 지원…행정비 낭비"

"직접 지원해야 中企 혜택…美에 떳떳히 주장 해야"

"아베도 트럼프 의중 읽고 동조하는데 한국당은 비판"

【서울=뉴시스】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4.24.

【서울=뉴시스】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4.2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3일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대북식량 지원을 간접적으로 하려는 정부 움직임과 관련해 "대북지원을 반대하는 일종의 퍼주기론이 겁나서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데이비드 비즐리 WFP사무총장과의 만남을 선택한 배경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어 "둘러치나 메치나 마찬가지인데, 그걸 그런 식(WFP를 통한 간접지원)으로 한다고 해서 국내 여론이 조용해 질 것이고, 직접 주면 시끄러울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면) 실속이 없다. WFP나 식량농업기구(FAO)는 우리 정부한테 돈을 받아서 물건을 사서 갖다 준다"며 "이 때 떼가는 행정비는 완전히 그냥 떠내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가 현물로 쌀을 지원하면 같은 액수에 더 많은 양의 쌀을 지원할 수 있지만, 국제기구를 통해 현금으로 간접 지원을 하는 방식을 취하면 행정비 집행 명목의 수수료를 제하고 지원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WFP에 그 돈을 주면 액수를 많이 줄 수도 없고, 그 사람들이 150만 t을 모아서 가겠다고 하는데, 글쎄 우리가 듬뿍 주면 빠른 속도로 그것이 모아질 수 있지만 낭비가 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남는 쌀을 북쪽에다 보내면 저쪽이야 고맙게 알고 넘길 수 있지만, 그것이 한 해 지나면 그냥 사료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정부 비축미를 북한에 식량으로 직접 지원할 경우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국내 경제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량을 보내는 과정에서 물류회사, 정미소, 해운회사 등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그 돈이야 정부의 남북협력기금에서 나가지만, 전부 우리 중소기업들이 먹고 살 수 있는 길도 열린다"며 "그런 논리를 (미국에) 설명하면서 결론은 '우리가 직접 주는 게 좋다'라고 떳떳하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마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지 않는 배경과 관련해 "미국이 북미 협상을 살려내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읽어내고 동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우리 자유한국당의 대표나 원내대표는 '탄도미사일을 왜 미사일이라고 말을 못하느냐'고 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과 또 엇박자를 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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