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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오딧세이]국내 투자업계가 바라본 페이스북 '리브라'는?

등록 2019.07.08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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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업계,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리포트 잇따라 공개

[블록체인 오딧세이]국내 투자업계가 바라본 페이스북 '리브라'는?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Libra)'에 대한 국내 투자업계의 보고서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7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최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고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27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전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는 페이스북은 지난달 18일 암호화폐 리브라를 내년에 선보인다고 예고했다. 암호화폐 이름인 리브라는 별자리 중 하나인 '천칭자리'에서 따온 말이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칼리브라'를 설립했으며, 리브라를 운영하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의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도 만들었다. 여기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등 28개 글로벌 회사가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향후 100여개 기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리브라는 공개된 백서를 통해 프로젝트의 목표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심플한 글로벌 통화 및 금융 인프라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결제 산업에 진출하려는 것"이라며 "결제 산업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개념과 함께 리브라라는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발행할 경우 암호화폐가 보편화 되는 동시에 암호화폐 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무엇보다 페이스북을 통해 리브라가 사실상 전세계 첫 번째 디지털 통화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리브라가 폐쇄형 중앙화 블록체인의 형태로 발표한 배경은 페이스북을 위시한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사용자를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스테이블 코인 형태 발행으로 통화로 대두될 가능성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법정화폐로 교환 가능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으로 발행한다.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가격의 변동성이 거의 없으며 안정적이다. 페이스북은 가격 안정을 위해 리브라를 토지, 건물, 현금 등 실물 자산으로 보증할 계획을 갖고 있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암호화폐들과 동일하게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한적인 변동성과 리브라 협회를 통한 관리, 그리고 실물자산 등을 통한 담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의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높았던 반면,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중에서도 리브라 리저브(Libra Reserve)를 통해 타 코인들과는 달리 리브라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리브라 가치를 보증하는 실물자산의 규모가 어느 정도 인지가 관건이지만 일종의 금본위 제도 하의 통화 성격을 가질 수도 있다"며 "그동안 암호화폐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과도한 가격 변동성, 이용자 신원 보호 및 돈세탁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리브라가 실제 통화로서 통용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불안정한 가격 때문이다. 구조만 보면 채권형 ETF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리브라는 은행예금을 비롯한 국채,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제·지급 시장 지각변동 예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리브라가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계에 송금이 가능하게 된다면 송금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송금 이용을 하지 않은 국가와 지역에서 송금 이용이 가능해 질 수 있고 송금에 따른 수수료 및 환전 비용 절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송금 이외의 결제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할 목적이어서 결제 시장에서도 커다란 지각 변동이 나타날 여지가 있다"며 "리브라 프로젝트에 다수의 지불회사, 이커머스 그룹 및 벤처 캐피털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리브라가 주요 결제 통화 역할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이 결제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스북까지 참가했다"며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을 통해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페이스북 서비스 이용자들은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 주요 국가들에 분포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브라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은 부담

하지만 리브라의 미래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의 독점력 확대를 두고 미국 내에서 의구심을 품고 있는 데다, 글로벌 은행들도 리브라의 영향력 확대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보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이 리브라 발행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이달만 해도 상원과 하원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고 현재 28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는 리브라 협회도 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여전히 오픈소스 방식을 이용한 블록체인 기술이 완전하게 형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도 이제야 고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가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미국 내 의회에서 리브라 프로젝트 시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청문회 개최 요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또한, 리브라가 스테이블 코인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어느 정도로 통화가치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가치 안정이 전제되지 못할 경우 송금이나 결제 서비스가 보편화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브라가 실제 발행된다면 페이스북의 상징성 및 네트워크를 감안할 때 암호화폐 시장은 물론 글로벌 핀테크 금융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의 리브라 출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리브라의 타깃은 글로벌 전자결제서비스(PG) 사업자와 지수운용펀드(ETF) 운용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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