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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허성태 "고민 또 고민, 이렇게 나쁜놈인줄 몰랐다"

등록 2019.08.27 11: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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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왓쳐' 열연

[인터뷰]허성태 "고민 또 고민, 이렇게 나쁜놈인줄 몰랐다"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OCN 주말드라마 '왓쳐'를 마친 영화배우 허성태(42)는 고민이 깊어졌다.

"연기를 비롯해 모든 예술은 공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사실 공해다. 연기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만, 나만 즐겁자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특히 '왓쳐'를 촬영하면서 대중의 반응을 엄청 많이 보면서 연기에 대한 고민의 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시청자들을 상대로 하는 연기가 공해를 안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번 작품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인터뷰]허성태 "고민 또 고민, 이렇게 나쁜놈인줄 몰랐다"


25일 막을 내린 '왓쳐'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삶이 무너진 남녀 3명이 경찰 내부 비리조사팀이 돼 권력의 실체를 파헤친 심리 스릴러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7월6일 전국시청률 3%로 출발한 '왓쳐'는 긴장감 높은 심리전 덕분에 중반부에는 4~5%대를 유지했다. 마지막 16회에서는 악이 누구인지 밝혀지면서 6.6%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찍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해 OCN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도 기록했다.     

허성태가 연기한 세양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반장 '장해룡'은 굵직한 사건들을 조사하면서 과잉 수사 등 온갖 안 좋은 소문이 따라다녀도 실적이 좋아 그 누구도 섣불리 건드리지 못한 인물이다. 과거 '도치광'(한석규)과 파트너로 가깝게 지냈지만 치광이 감찰로 옮겨간 후 사이가 틀어졌다. 15회에서는 장해룡이 15년 전 순경 '김영군'(서강준)의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범인으로 드러났다.   
 
 악역 '장해룡'은 허성태에게 내내 고민거리였다. "고민에서 시작해서 고민으로 끝냈다"고 할 정도다.  

왜 이리도 고민했을까, 자기 의지로 출연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왓쳐'라는 작품은 이전 작품들과 달리 제작진으로부터 대본 1·2부를 받고 '내가 하면 안 되겠느냐' '꼭 하고 싶다'고 한 드라마"라면서 "내 의지가 담긴 작품이어서 고민이 너무 많았다. 촬영하면서 고민을 계속했고 최종회 대본을 보면서도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까 고민했다. 고민을 시작부터 끝까지 했던 작품"이라고 털어놓았다.

결말을 몰랐기에 고민은 더욱 커졌다. "결말이 이렇게 나게 될 줄 중반까지 몰랐다. 안길호 PD가 의도적으로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그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극 초반 안 PD에게 "도치광이 제일 나쁜놈으로 밝혀지며 끝나는 것 아니냐. 장해룡은 정의로울 수 있는데 말을 안 해주는 것이냐고 물었는데 안 PD가 안 알려줬다."

[인터뷰]허성태 "고민 또 고민, 이렇게 나쁜놈인줄 몰랐다"


결국 "극이 중반까지 갔는데 (영군의) 어머니를 죽이는 장면을 찍으면서 (장해룡이 악역임을) 알았고 중반 이후부터 결말에서 어떻게 연기해야 시청자들이 극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안 되면서 반전까지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결말을 모르는 상태로 연기한 것은 처음인 허성태는 "환경적으로 짧은 시간에 악역 연기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연기를 최고 수준까지 뽑아내지 못한 것" 같아 못내 아쉽기만 하다.

시청자 반응도 고민이 됐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로봇 같다는 (시청자) 반응을 접하고 연기를 잘 못 했나,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원래 내 연기 스타일대로 해야 했나 등 고민을 많이 했다. 좋아진 시청률 성적이 내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연기에 대해 되짚어 보게 된 계기"가 됐다.

심리극을 하면서 의심병도 생겼다. "등장인물의 성격에 빠져 있기보다는 사람을 못 믿는 상황이 일어났다. 실제 지인이 내게 연기를 잘 한다고 하면 그 말도 의심하게 되는 의심병이 생겼다. '왓쳐'를 열심히 보다보니 사람들의 말과 속내가 다르니까 실제로 작품처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차기작이 이런 고민과 의심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MBC TV 대하드라마 '무신'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데뷔해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허성태는 이미 드라마와 영화에서 차기작을 정했다.

안방극장에서 허성태가 올해 마지막으로 택한 작품은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다. 우연히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육동식'(윤시윤)이 스스로 누군지 모르지만, 손에 들고 있던 살인 과정이 상세히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11월에 방송할 예정이다. 

허성태는 이 드라마에서 "윤시윤 집 위층에 사는 조직폭력배 두목인데 망가지는 조폭"을 연기한다. "조폭이 처음에 등장할 때는 무섭지만,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고 귀띔했다.

[인터뷰]허성태 "고민 또 고민, 이렇게 나쁜놈인줄 몰랐다"


스크린 차기작은 코미디다. 허성태는 영화 '브라더'(2017)에서 "지질한 스님으로 나왔다"며 "애드리브도 잘하고 정말 자유롭게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허성태는 "'히트맨'이란 영화를 찍고 있는데 코미디 장르에서 평소 아내에게 보여주는, 장난기 있고 지질한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며 비로소 '고민'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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