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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역대 최저 물가, 디플레 아냐…내년 1%대로 상승"

등록 2019.09.03 09: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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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농산물값 폭등 기저효과+유가하락 영향"

"연말 기저효과 사라지면 1%대 수준으로 갈 것"

"0%대 저물가, 디플레 징후로 단정하기는 곤란"

윤면식 부총재 "글로벌 구조변화 요인 등 살펴봐야"

한은 "역대 최저 물가, 디플레 아냐…내년 1%대로 상승"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은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1%대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올들어 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한은은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3일 '최근 소비자물가 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소비자물가의 낮은 오름세가 지속되는 것은 수요 측 물가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측 요인, 정부정책 측면에서의 물가 하방압력이 확대된 데에 기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8월중 전년동기대비 0.5%에 그치며 지난해(1.5%)에 비해 오름세가 크게 둔화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04% 전년동기대비 떨어져 지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소수 둘째자리에서 반올림되는 공식 지수로는 0.0%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공급 측 요인의 물가 하방압력이 더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말에는 이러한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대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측 요인과 정부 정책 영향을 제외하는 관리제외 근원물가 기준으로도 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1%대 초중반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로 1년 전(104.85) 대비 0.04% 하락했다.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계산하는 공식 지수로 보면 0.0% 상승률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2015년=100)로 1년 전(104.85) 대비 0.04% 하락했다.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계산하는 공식 지수로 보면 0.0% 상승률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0%대 저물가가 지속되면서 총수요 감소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한은은 "디플레이션 징후로 단정하기는 곤란하다"며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중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품목 수의 비중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인데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자기실현적 물가하방압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의 경우 1995년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기 직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의 저인플레이션은 수요 측 요인보다는 공급 측면에서의 일시적 요인, 정부 복지정책 강화 등 제도적 요인에 기인하고 있어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낮다고 강조했다.

물가 여건뿐 아니라 경기상황, 자산시장 여건 등 보다 포괄적인 방식으로 디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를 산출한 결과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로 나타났다고 한은은 전했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도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김용범 제1차관 주재로 열린 거시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저인플레이션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경기순환적 요인뿐 아니라 글로벌화, 기술진보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기술(IT), 온라인거래 확산 정도가 빠르고 인구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되는 등 구조적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며 "글로벌 차원에서의 구조 변화, 추세적 물가흐름 변화 측면에서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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