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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 화려한싱글은없다] 변호사 며느리 고집, 사연은…

등록 2019.10.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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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오랜 지인 중 한분이 아들 중매를 의뢰하면서 “꼭 변호사여야 합니다”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집안도 좋고, 최고의 신랑감으로 손색없는 아들을 뒀으니 결혼에 신경을 쓰는 건 당연했다.

“의사도 최고의 전문직인데, 어떠세요?”
“변호사 소개해주세요.”
“그럼 국제변호사 하는 분은요?”
“아뇨, 국내 변호사로요.”

“꼭 변호사 며느리를 보고 싶다”는 그분의 요구는 한결같았다.

‘전문직’하면 반성할 게 있다. 28년간 중매사업을 하면서 인기직업 순위 조사결과를 발표해 일반화시킨 적이 몇 번 있다. 남녀의 만남, 인연은 상대적이고 결혼생활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느냐는 전체적인 것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전문직 인기를 조장한 부분이 있다.

사실 1990년대 전까지만 해도 배우자 만남에서 전문직 개념은 따로 없었다. 당시에는 중매사업이 발달하지 않았고, 있어봤자 ‘마담 뚜’라고 불리는 중매업자들이 부잣집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었을 뿐이다.

내가 결혼정보회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전문직 개념을 소개에 반영했다. 요즘이야 전문직종이 다양해졌지만 그때만 해도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등 4개 직업으로 국한했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그 범위에 교수가 포함됐다.

그 무렵과 비교하면 변호사의 인기는 다소 떨어졌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서 다른 전문직종을 추천했는데, 그분은 유독 변호사만 고집했다.

사연은 이랬다.

그분은 건물 몇 채를 갖고 임대사업을 크게 하는데, 임차인들과 명도소송이 많아서 1년에 수십건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소송할 때마다 변호사를 고용하느니, 변호사 며느리를 보면 소송비용이 다 며느리 수입이 되므로 일거양득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분의 요구사항이 세속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해 못할 것도 없다.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인 부분이 집결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 결혼이다. 그리고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다.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분의 아들은 대학교수로 훤칠하고 재능도 많다. 올해 서른일곱인데,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 결혼이 늦어졌다. 어떤 여성에게 만남의 기회가 갈지 모르지만, 아들 본인의 탁월함에 그 아버지의 지원이 더해지면 최고의 혼처가 될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선우 대표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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