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벌거벗은 文' 만화 파문…"천인공노" "저급한 풍자"
민주당 "文대통령 조롱과 비난에 인내력의 한계"
바른미래 "도의 한참 벗어나…비판 품격 지키라"
靑 "상대 깎아내려 자신 드높이는 게 정치인가"
【서울=뉴시스】자유한국당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캐릭터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 영상을 발표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도 어김없이 자유한국당은 깃털처럼 가볍고, 감동이라곤 조금도 없는 국민들 인상만 찌푸리게 만드는 정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오른소리가족' 발표회가 그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이라면 아동에 대한 인격 침해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교재라면 국민 모독"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변인은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환생경제'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런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면서 "왜 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 깃털처럼 가볍고 균형 감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것은 한국당의 DNA인가 보다"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이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비유하고 풍자하는 것은 도의를 한참이나 벗어났다"며 "비판에 품격을 지키라"고 일침을 날렸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한국당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주최로 열린 전시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국회 내에 걸렸던 기억을 벌써 있었나. 아니면 벼르고 왔던 앙갚음인가"라며 "저급한 풍자를 주고받는 추태의 반복이야 말로 추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김수민 바른미래당 대변인이 현안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청와대도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인해 자신을 드높이려고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 일인지, 지금의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의 행태와 모습인지 싶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해당 애니메이션과 관련해 "청와대 입장을 논의하거나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다"면서도 "결국 정치가 국민에게 보여줘야 할 모습은 희망의 모습, 상생의 모습, 협치의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정치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들이 지금은 더 우선돼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오른소리가족’제작발표 및 전시회에서 인형극에 덕구(강아지)로 출연, 공연을 마치고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2019.10.28. [email protected]
앞서 한국당은 이날 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 영상을 상영하며 논란이 됐다. 해당 영상은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을 향해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멍청이를 둘 수 없지", "차라리 우리집 소가 낫겠다" 등의 표현들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마지막에는 문 대통령 캐릭터가 "내가 이렇게 바보 같았다니"라고 후회하며 기절하고, 그 혼이 위로 뜨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 동화를 들려준 할아버지가 마지막에는 "이것이 바로 끊이질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라고 말하면서, 문 대통령을 온라인 상에서 비하하는 표현도 노골적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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