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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임원 배출한 LG…삼성·SK도 '젊은 피' 늘어날까

등록 2019.11.29 11:57:42수정 2019.12.03 10:3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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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 심미진 상무, LG그룹 내 최연소 임원 등극

연말 임원인사 앞둔 삼성, SK 등도 젊은 임원 늘 듯

성과주의, 탈권위 등 기조 확산하며 변화 가속 전망

[서울=뉴시스]심미진 LG생활건강 상무.(사진=LG그룹 제공)

[서울=뉴시스]심미진 LG생활건강 상무.(사진=LG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LG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만 서른네 살의 최연소 임원을 발탁한 가운데 인사를 앞둔 삼성, SK 등 기업에서도 젊은 임원들이 나올지 주목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이 단행한 2020년 정기인사를 통해 심미진(35) LG생활건강 상무가 역대 최연소 임원으로 선임됐다. 1985년생인 심 상무는 지난 2007년 입사했으며 현재 LG생활건강 생활용품 헤어·바디케어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심 상무는 입사 12년 만에 그룹 내 최연소 임원으로 올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와 관련해 LG 관계자는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기회 마련에 주력해 젊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기업문화가 다소 보수적이라고 평가 받은 LG그룹에서 역대 최연소 여성 임원을 배출하며, 다른 대기업 인사에서도 파격 인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도 다음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주요 대기업에서는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젊은 임원들을 속속 늘려왔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말, 당시 만 39세였던 송시용 소재·생산기술원 제조역량강화담당 상무를 발탁했다. 1979년생인 송 상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처음 발탁된 30대 임원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분 시스템LSI사업부도 1981년생인 구자천 상무를 기획팀 담당임원으로 신규 영입했다.

송 상무와 구 상무 모두 석·박사학위를 보유한 공학도 출신이며 각사의 미래 사업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SK그룹에서는 1985년생 김지원 SK텔레콤 티브레인담당 상무도 30대에 임원을 달았다.

오너가 자제가 아닌데도 30대에 임원을 다는 인재들이 잇달아 나오는 배경에는 '성과주의', '탈권위' 등 기조가 산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내며 미래 준비를 하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 등용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재계 주요 기업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총수들 연령대가 낮아진 점도 '젊은 임원 시대'에 한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예 임원 직급을 간소화하거나 없애는 추세도 '젊은 기업'으로의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8월부터 수평적 조직문화를 위해 부사장, 전무, 상무로 구분된 임원 직급 체계를 폐지했다. 대신 본부장, 그룹장 등 직책으로 전환했다.

임원 승진 인사도 최초 임용 시와 대표이사 등으로 승진할 때만 인사발령이 난다. 직책이 바뀌면 전보인사를 내는 식이다.

현대차그룹도 올해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직급을 매니저와 책임매니저, 임원 등으로 간소화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의 연공서열에 따른 인사가 빠르게 사라지고, 성과와 능력만 있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가는 추세"라며 "모든 산업 자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면서 뉴 블러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격 인사, 직급 파괴 등을 통해 기업의 경영 혁신, 사업 혁신 등도 속도를 내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보수성이 짙은 기업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파격 인사가 '딴세상 얘기'란 반응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것보다 경험을 통한 연륜이 중시되는 업종에서는 여전히 '30대 별'이 나오기는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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