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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는 연애 편지, 정성스레 써야…시인은 서비스맨"

등록 2019.12.12 15: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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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50주년 기념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나태주 시인이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 식당에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1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나태주 시인이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 식당에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시는 연애편지, 시인은 서비스맨"

'풀꽃 시인'으로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내년이면 등단 50주년을 맞는다. 나태주 시인은 12일 등단 50주년 기념 신작 시집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나태주 시인은 "저는 시인이 서비스맨이라고 생각한다. 봉사하는 사람이고 헌신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는 러브레터다. 사랑하고 아끼고 그리워하는 예쁜 마음. 연애편지를 어떻게 쓰나. 예쁘게 쓰고 정성스레 쓰고 곱게 쓰고 겸손하게 쓴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게 70세가 넘어 용도폐기된 인간이지만 세상에 남아있는 존재의 이유다"라고 밝혔다.

나태주 시인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엄청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미안한 생각이 있다. 중학교 두 군데를 다녀왔는데 힘들어하더라. 지쳐있다. 시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위로를 주고 축복을 주고 응원하는게 좋지 않을까, 내가 옆에 있다, 같이 가자, 힘들어하지 말아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때부터 지치고 힘들다고 하는데 시인들에게 '봉사 좀 합시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시가 사람을 살린다. 약이 돼야 한다. 오늘날 다 지치고 힘들다고 한다. 물질적으론 넉넉하지만 자존감이 떨어진다. 떨어진 자존감을 채우는 게 시가 아닐까"라며 "너는 귀한 사람이다, 아름답다,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자존감이 좀 올라가지 않을까. 제 시가 졸렬하지만 사람들에게 유능한 시, 유능한 시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나태주 시인이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 식당에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1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나태주 시인이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한 식당에서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9.12.12. [email protected]


나태주 시인은 그간 강연을 다니면서도 틈틈히 저작활동을 이어왔다고 한다. 독특하게도 일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처럼 저작도 일상 속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나태주 시인은 "휴대전화에 시를 썼다. 기차 안에서, 걸어가면서, 플랫폼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런 시들이 모여 이번 시집 앞부분의 신작 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늙은 사람이지만 지금 농경시대는 아니지 않나. 삶 자체가 열려버렸고 정보가 무한하게 들어오고 있다. 걸어가면서 생각하고, 뛰어가며 생각하고 기차타고가며 생각하고, 그러면서 시를 쓰는 게 아닐까. 제가 75세인데 많은 걸 느끼고 새로운 삶의 형태를 스스로 실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나태주 시인은남은 일생 동안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매일을 마지막날인 것처럼 지낸다고도 했다.

그는 "날마다 마지막 날인 것처럼 시를 본다. 아침마다 컴퓨터를 열고 시 원고를 본다. 저녁에도 컴퓨터를 열고 시 원고를 본다. 왜? 이게 나의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까"라며 "남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싶다. 독자는 나의 꽃밭에 있는 하나 하나의 예쁜 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를 쓴다"고 했다.

또 "시인은독자들을 잘 관리해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강연에서 사람들을 보면 사인해서 보내고 아이들이 원하면 몇달 후에라도 담당교사에게 보낸다. 500명도 해봤다. 일주일 걸리더라"라며 웃었다.

 나태주 시인은 신작에 대해 "처음에는 선시집을 내기 전에 신작을 얹으면 좋겠다 해서 20~30편을 얹었다. 그 뒤 등단 50주년이니까 50편으로 하자 해서 늘리고, 계속 쓴 시들까지 더 넣어서 신작 시가 100편이 되어버렸다"며 "저의 42번째 신작 시집이 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내보지 않은 이상한 시집"이라고 소개했다.

인생을 함축적으로 담는 시를 쓴다는 평에 대해서는 "모든 시는 자서전이다. 소설을 쓰든 시를 쓰든 수필을 쓰든 모든 문학은 자기 경험과 인생을 뛰어넘을 수 없다"며 "제 시는 자서전의 일부이고 이 책은 시로 쓴 나태주의 자서전"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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