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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통일교 합동결혼식 가보니...거대한 축제같은 '축복식'

등록 2020.02.07 17:50:57수정 2020.02.07 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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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청심평화월드센터, 64개국 3만명 한자리

과거 문선명 총재가 직접 선정하는 방식 사라져

교제가 시작되는 과정·만난 기간 모두 천차만별

어릴적부터 교육받은 만큼 국제결혼 거부감 無

원할 시 따로 결혼식 올릴 수도···자율성 강화↑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한학자 총재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한학자 총재의 축사를 경청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7일 오전 경기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 가까워지자 차가 일렬로 줄지어 같은 방향으로 가더니 어느순간 정체되기 시작했다. 일렬로 서있는 차량들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효정 천주축복식에 가는 사람들이었다.

차량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멀리 산 중턱에 하얗게 반짝이는 건물이 눈길을 사라잡았다. 미국의 국회의사당을 닮은 돔형의 이 건물은 가정연합의 박물관인 '천정궁'이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는 '통일교 타운'으로 불린다. 송산리 일대의 2644만㎡ 부지에 국제수련원과 병원, 신학대, 중·고교, 박물관, 실버타운 등 가정연합 관련 시설들이 대거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입장을 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입장을 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수십 분의 정체 후에 행사장인 청심평화월드센터로 들어가자 장관이 펼쳐졌다. 행사장 안은 하얀 드레스와 검은색 턱시도를 갖춰 입은 결혼 커플로 가득차 있었다. 관계자는 예비 신혼부부터 기혼 부부까지 총 3만여명이 모였다고 귀띔했다.

행사는 총 1~3부로 구성됐는데 1부는 문선명·한학재 총재 성혼 60주년 기념식, 2부는 합동결혼식의 본식인 천주축복식이었다. 1~2부는 의례인 만큼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3부가 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20쌍의 화려한 군무를 시작으로 어린이예술단 리틀앤젤스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가 행사장을 가득 메웠고, 아이들의 밝은 미소가 스크린을 채웠다. 

이어 한학재 총재가 다시 연단에 오르기 전까지 스크린에 '포토 타임'이 진행됐다. 스크린 속에 포착된 커플들은 손가락 하트부터 머리 위로 큰 하트까지 만들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뽐냈다. 이어 반응이 아쉽다는 사회자의 말에 한 커플이 댄스를 선보이자, 이어지는 모든 커플이 자리에서 일어나 댄스를 선보였다.

남편이 말리는데도 흥에 겨워 춤을 추는 중년의 부인부터 풋풋한 20대 예비 부부까지 행사장은 가히 거대한 축제를 방불케 했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 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억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 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억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202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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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고 공연은 클라이맥스로 흘러갔고, 영국 출신 세계적 스타 폴포츠가 등장했다. 함성이 터져 나왔고, 그의 울림있는 목소리가 장내에 있는 커플들을 전율케 했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커플들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픽'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행사 관계자는 "그러한 관행은 2000년대 초반 이후로 사라졌다"며 " 현재는 가족끼리 인연을 맺거나, 교회 내 목사님이나 가정 목사가 주선해주거나, 가정연합 내 매칭서비스를 통해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 연애로 만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일본인 예비 부부인 마스이 도시미치(27)와 나가오까 에리(27)는 한국 선문대에 입학하며 친구로서 인연을 맺었고, 이후 사랑을 쌓았다. 도시미치씨는 "부모가 합동결혼식을 통해 나온 자녀들을 2세라고 하는데, 2세끼리는 교류가 있다"며 "그 덕분에 에리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도시미치씨는 "졸업을 하면 만나기 어려워지지 않나. 그게 아쉬워서 사귀어 보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복을 전제로 만나보자고 했다"고 정정했다. 가정연합은 '결혼'을 '축복'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행사인 천주'축복'식에서도 알 수 있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예물교환을 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이 예물교환을 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도시미치씨는 "그렇게 2년 정도 교류를 하다 오늘 축복을 받았다"라며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만나는 방식 만큼이나 교제 기간도 다양했다. 도시미치·에리씨 부부가 2년간의 교제 끝에 '축복'에 다다랐음에 반해 한커플은 만남 두 번 만에 '축복'(결혼)을 결심했다.

한국인·일본인 혼혈 남편 김효신(23)씨와 한국인 부인 박주현(26)씨는 가정연합 매칭사이트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매칭사이트에는 '축복'을 원하는 신자가 프로필과 자기소개를 올리고, 상대가 원할 경우 프로필을 보고 연락을 취할 수 있다.

박주현씨는 부부의 결합이 단순히 당사자만의 결합이 아니라 두 '가정'의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정연합은 '가정'을 중심에 두는 사상을 강조하고자 그 이름을 통일교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바꾼 바 있다. 

박주현씨는 "프로필을 보신 부모님께서 우리 아들이나 딸과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고른다. 이후 그 가정에 연락해 의사를 물어보고 가정 교류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은 가정이 알고 난 후에 교류가 가능하다. '연애'가 아니라 '교류'라고 표현한다"라며 "저희 같은 경우는 2번 만나고 '축복'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않아도 기본적인 성향을 알 수 있다. 그 때문에 조금 더 빨리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에게 성수의식을 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신랑신부들에게 성수의식을 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축복결혼식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 가족(One Family under God)'이라는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평화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러한 뜻에 따라 가정연합에서는 그만큼 국제커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박주현씨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국제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또한 축복식에서 결혼을 한 커플은 따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축복식에서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개인적인 결혼식이 금지되지는 않는다.

박주현씨는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면 지인들이 있지 않나. 축복식에 초대를 하기가 어려운 만큼 따로 피로연을 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관계자는 "요즘에는 많이 한다. 축복식에는 친척들이나 친구를 부를 여건이 되지 않으니, 따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주현씨는 "저희는 일반적인 시각과 달리 결혼을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결혼해서 사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3대 축복 중 하나가 가정 완성이다. 결혼은 가정 완성을 위한 첫 번째 단계다. 문선명 참아버님 탄생 100주년, 참부모님 성혼 60주년에 축복을 맞출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전했다.

한편 통일교 합동결혼식 '천주축복식'은 1961년 최초의 축복식 이래 매 축복식마다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주례로 진행됐다. 이후 문 총재 성화 이후 한학자 총재의 단독 주례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한 신랑신부가 문선명-한학자 총재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2.07.  20hwan@newsis.com

[가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경기 가평군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 '2020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축복식겸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혼 60주년 기념식'에서 한 신랑신부가 문선명-한학자 총재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2.0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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