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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법원, 300만 '게치공원' 시위 주도자 9명 무죄 판결

등록 2020.02.18 22: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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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도심 재개발 반대가 에르도안 정권반대 시위로 커져

검찰은 시민활동가들에 최고 종신형 구형…의외의 판결

[이스탄불=AP/뉴시스] 18일 터키 시민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반정부 시위 혐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2020. 2. 18.

[이스탄불=AP/뉴시스] 18일 터키 시민사회 지도자들에 대한 반정부 시위 혐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앞에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2020. 2. 18. 

[이스탄불9터키)=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터키 이스탄불 법원은 18일 6년 전 반정부 시위에 연루되어 테러 관련 혐의로 기소된 명망가 및 시민사회 활동가 9명을 무죄 판결했다.

시민운동가 피고인이 모두 16명인 이 재판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이 반체제 세력을 탄압하고 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형사범죄로 낙인찍히려는 동기에서 나온 것으로 비판되어왔다. 터키의 존경 받은 기업가이자 박애 자선가인 오스만 카발라가 포함된 피고인들은 2013년 정부 전복 시도로 반정부 시위를 조직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날 법원은 유일하게 아직까지 구속 중인 카발라의 석방을 명령했다. 다른 7명 피고인 재판은 계속되는데 일부는 외국으로 탈주했다.
 
에르도안이 총리로 재직하던 당시 문제의 시위는 이스탄불 도심에 소재한 작은 공원을 오토만 스타일의 쇼핑몰로 재개발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한 반대에서 출발했으나 곧 반 에르도안 정권 시위로 커져 터키 전역에 확산되었다.

얼마 후 에르도안은 총리에서 실권 없는 대통령직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2016년 쿠데타를 분쇄하고 살아남은 뒤 강력한 대통령제의 헌법 개정을 성사시켜 그 첫 대통령이 되었다.

검찰은 카발라와 건축가 피고인들에게 가석방 없는 독방 구금의 종신형을 요청했다. 피고인들은 정부 전복 기도를 거짓 주장이라고 부인하고 단지 헌법의 시위 권리를 행사한 항의 데모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영화감독, 변호사 및 도시개발 기획가 등 6명의 피고인에게 15년~20년 징역형을 구형했다.

카발라는 시위 4년 뒤에 체포되었으며 재판 없이 840일 동안 구금되었다. 63세의 기업가인 그는 아나돌루(아니톨리아) 퀼투르라는 평화와 대화를 향한 문화 및 예술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재단을 창립했다. 이날 석방되면 그는 2년반만에 감옥에서 나가는 것이다. 

카발라는 법정에서 당시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까운 '게치(여행)' 공원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평화적 행동에 참여했을 따름이라고 주장하고 자신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 주관하고 돈을 댔다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터키 정부 추산으로 360만 명이 게치 공원 시위에 합류 동참했으며 수천 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평화적인 시위대 해산을 위해서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하는 등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비난받았다.
 
터키변호사협회는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진압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5명이라고 말해왔으나 검찰은 5명이 죽었다고 솟장에 기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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