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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기원은 서구 제국주의의 폭력적 착취"…육두구의 저주

등록 2022.12.17 09: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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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육두구의 저주'. (사진=에코리브르 제공) 2022.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육두구의 저주'. (사진=에코리브르 제공) 2022.1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인도 출신 작가 아미타브 고시는 기후 위기의 기원이 서구 제국주의의 폭력적 착취라고 주장한다. 그는 "1621년 인도네시아 반다제도에서 학살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은 반다제도가 세계를 반쯤 미치게 만든 향신료인 육두구의 유일한 생산지였기 때문"이라면서 육두구의 역사를 통해 인류 역사가 언제나 향신료·차·사탕수수·아편·화석 연료 등의 지구 물질과 얽혀왔음을 보여준다.

신간 '육두구의 저주'(에코리브르)를 통해 식민주의와 경제 성장을 주축으로 하는 서구 문명을 비판한다. 기후 변화가 식민화와 함께 시작돼 토착민 낙원과 그들의 환경을 파괴한 자원 추출 방식의 결과라고 말하면서 이를 '테라포밍'이라 표현한다.

테라포밍은 식민지 개척자들이 장소 이름을 새로 바꾸고 농경지를 일구고, 이동식 거주 형태를 영구 거주 형태로 바꾸는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서구의 엘리트들이 살아가는 곳이 가장 테라포밍의 간섭을 많이 받은 지역이고, 이 장소들이 집중적으로 기후 위기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가 내놓은 지구 위기 해법은 지구가 '살아 있는 실체'라는 생기론적 사고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우리는 불과 몇백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니고 있었고 누려왔던 그들과의 소통법을 잃어버렸다. 그 감각을 되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생기론적 사고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토착민,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하고 자연법칙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문명 속의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양자의 대화를 이어줄 통역관 노릇을 할 테고, 우리는 그들에 힘입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에만 비로소 지금의 기후 위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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