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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보다 값진 준우승' 부산중앙고 농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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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5-13 16:08:55  |  수정 2016-12-28 00: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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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만화에나 등장할법한 감동 스토리가 고등학교 농구대회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부산중앙고이다.

 부산중앙고는 서울 내 명문고들의 무분별한 지방 선수 스카우트로 선수 수급이 어려운 대표적인 학교 중 하나다. 오성식, 추승균, 강병현 등 스타플레이어들을 다수 배출했지만 옛 이야기다.

 농구부 존폐를 논할 정도로 선수가 부족했다. 이 학교 출신인 강양현 코치는 모교 농구부에 대한 사명감으로 우여곡절 끝에 중학교 시절에 벤치를 지키던, 길거리에서 농구공을 가지고 놀던 이들을 데리고 와 팀을 구성했다.

 길거리농구 출신인 정강호와 홍순규는 농구를 시작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고 신입생 허재윤은 경험이 부족했다. 3학년 천기범, 배규혁을 제외하면 풋내기에 가깝다. 정진욱은 예선에서 다쳐 아예 경기를 뛸 수 없었다.

 6명 중 뛸 수 있는 선수는 5명.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대회에 참가한 학교 중 최소 규모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부실한 선수 구성, 지도 경력이 짧은 젊은 지도자. 참가에 의의를 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만화 같은 이야기를 썼다. 5명으로 내로라하는 명문고들을 차례로 물리친 뒤 기어이 전국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국내 최고 명문 중 하나로 꼽히는 용산고. 전통, 전력, 선수구성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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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예상대로 부산중앙고는 12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용산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63-89로 대패했다. 교체선수가 없어 4쿼터에서는 3명으로 경기를 치렀다. 홍순규와 허재윤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동문 100여명이 부산에서 멀리 원주까지 찾아 와 열띤 응원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승자 용산고보다는 패자 부산중앙고를 향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최악의 조건에서 마지막까지 하나로 뭉쳐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모습은 학교체육의 모범사례로 남을만했다.

 강양현 코치는 "정말 이기고 싶었지만 이기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대회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ero020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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