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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할(喝)]세월호·삼풍百 판박이 …20년간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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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4-05-14 09:07:55  |  수정 2016-12-28 12: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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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백화점 붕괴는 조직적 인재 삼풍과 세월호 참사원인 닮은꼴 대형시설 빈틈없는 점검 필요

【전국=뉴시스】김태겸 기자 = 20년 전 삼풍백화점이 붕괴했을 때 몸 위에 마네킹이 버티고 있는 덕분에 쏟아져내린 건물잔해에 깔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한 생존자는 "주위에서 (건물 더미에) 깔린 사람들의 우는 소리와 신음이 계속 들렸는데 하루 이틀 지나면서 점점 소리는 사라지고…. 너무도 무섭고 계속 졸음이 쏟아져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노래를 부르면서 의식을 다잡고 있던 당시가 생각납니다" 라고 말했다.

 1995년 6월29일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15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의 붕괴 원인은 정부 조사단에 의해 철저히 파헤쳐졌고 누리꾼들은 이번 세월호 참사와 조목조목 비교하며 따져보고 있다.

 당시 사고 직후 제기됐던 붕괴원인들은 부실공사, 싸구려 자재사용 의혹, 콘크리트 타설 부실, 가스폭발, 건축 공법상의 문제, 5층 무단 증축, 냉방설비의 무리한 설치 및 이동 등이었다.

 재난대책본부와 정부의 조사 결과 이는 대부분 직접적인 사고원인이 아니었으며 다만 붕괴 3개월 전 건물 내에서 고압폭발이 있었던 것을 확인한 정도였다.

 사고 원인을 좀더 파헤친 결과 건축물의 설계도면에서부터 단서가 하나씩 발견되기 시작했다.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건물의 착공과 동시에 시작된 셈이다.

 삼풍백화점은 사무용 건물로 지어질 예정이던 것을 건축주가 백화점으로 변경을 요구했고 시공사가 이를 거절하자 계약이 파기되면서 삼풍그룹 계열 건설사가 백화점으로 설계를 변경하게 된다.

 백화점은 일반 오피스 건물과 달리 건물 내부에 넓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조물을 허물어 공간을 무리하게 확충했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층간 벽체도 뚫었다.

 또 설계를 변경하면서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의 지름을 79cm에서  58cm로 25%나 줄인데다 에스컬레이터 주변 기둥은 기존에 비해 지름 4분의 1로 대폭 줄이는 정신 나간 공사를 강행했다.

 더 경악할 만한 사실은 애초 4층으로 허가난 건물에 아무런 보강공사 없이 3500t의 시멘트를 쏟아부어 한 층을 더 증축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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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뿐만이 아니다. 인근에서 소음 민원이 발생해 냉방설비를 옮기는데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한 기중기가 아닌 굴림대를 이용해 옮긴데다 설비의 무게가 36t에 냉각수까지 채울 경우 87t에 달해 건물이 지탱할 수 있는 설계 하중의 4배를 초과했다.    

 결국 삼풍백화점은 오피스빌딩으로 설계됐던 것을 하루아침에 백화점으로 바꾸며 기둥 두께를 줄이고 무리한 증축을 한데다 비용 절감을 위해 냉방설비를 무리하게 이동하면서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 내렸다.

 불법증축으로 아래층들의 내력벽(칸막이벽)을 더 보강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기둥이나 코어의 내력벽 같은 구조물을 제거한 게 붕괴의 주요원인이 된 것이다.

  이런 삼풍의 사고 원인은 세월호 참사원인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실종자 수가 최초 200명에서 하루아침에 400명으로 늘었고 (심지어 절단된 시신 몇 구를 모아 1구로 추산하기도 했다), 백화점 고위 간부들은 붕괴조짐을 미리 알고 귀중품을 빼돌렸다.  또 삼풍그룹 회장은 망언을 했고 사고현장 상공을 취재하던 헬기에 의해 2차 붕괴 우려가 제기된 점 등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였다.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0분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300여 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급속도로 기울며 침몰하는 것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했다.

 여객선을 증축 개조해 과적을 하면서 평형수를 비운 게 현재까지 침몰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선장과 선원 대부분이 이런 위험을 예상하고 있었으면서도 구조활동을 포기했고 해경의 미숙한 초기 대응까지 더해져 승객을 구조할 골든타임을 놓치며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언론은 사고 현장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전원구조'라는 재해대책본부의 무책임한 보도자료를 전달하기 급급했고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초동대처 시스템 늑장가동에 영향을 줬다.

 한 누리꾼은 '세월호는 약 20년 전의 삼풍백화점사고의 재현이다. 무단 구조 변경, 과적재 하중이 똑같네. 중국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성수대교 붕괴 사고를 심심하면 방송에 내보내 우리 자존심을 건들였다. 안전관리수준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누리꾼들의 우려는 신축 중인 잠실 제2롯데월드나 서울역 등 다중이용 시설로 향하고 있다.

  "지금 공사 중인 제2롯데월드도 문제가 있다. 공사 착공 이후 근처에 있는 석촌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수위가 낮아지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지하층 공사 때 지하수층을 건드려서 지반의 높낮이나 물의 압력변화로 생기는 현상인 것 같은데… 해결이 어떻게 날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되는 인재는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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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석촌 호수 쪽. 제2롯데월드 아닐까? 그쪽에 싱크홀(Sinkhole)이 생길 수 있다고 아주 위험하다고 하는데 걱정되네' 라는 등 전문가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좀 뜬금없지만 생각나는데 서울역 요즘 사진 보셨나요? 삼풍백화점 붕괴 전 징조처럼 휘고 지지대도 계속 더 세우고 너무 무섭네"라는 다소 엉뚱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이런 우려가 각종 대형건축물, 다중이용시설에 투영되면서 빚어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런 네티즌들의 지적도 하찮게 여기지 말고 꼼꼼히 점검해본다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1996년 8월23일 대법원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이 확정됐다.

 이 준 회장은 징역 7년 6개월, 뇌물을 받고 설계변경을 승인해 준 이충우 전 서초구청장과 황철민은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300만원,, 삼품백화점 사장 이한상(이 준 회장의 차남)은 징역 7년형이 선고됐다.

 이 준 회장은 2003년 4월 출소했고 그 해 10월 4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당시 삼풍백화점 사장이었던 이한상은 2002년 10월에 출소해 몇 마디 인터뷰를 남기고 몽골의 선교사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후 한국정부는 전국의 모든 건물에 대한 안전평가를 했고 전체 고층건물의 14.3%는 개축이 필요, 전체 건물의 80%는 크게 수리 필요, 국내 전체 건물의 2%만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20년 후 2014년 4월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대형 참사가 또 일어났고 이 사건은 지난 20년 전 그때와 너무도 유사해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고질적 안전불감증이 확인되고 있다.

 2014년 5월14일 진도 세월로 침몰 참사에 인한 사망자가 276명, 구조자 172명, 실종자 28명이다. 지금 이 순간도 민·관 합동 구조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 '시사 할(喝)'은 = 앞으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patk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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