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시선 집중]카드발 위기감 증폭되는데... '기업은행은 웃는다'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12-07-11 06:00:00  |  수정 2016-12-28 00:56:45
associate_pic
카드사 연체율 오르는데 기업銀만 내리막...현금대출 비중 카드사의 1/3 불과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지난 5월 말 실적을 보고 놀랐습니다. 9개 카드사는 전년 동기대비 1% 이상 연체가 늘었지만 기업은행은 전년 대비 0.04% 줄었습니다. 6월에도 연체율이 마이너스 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은 "지금 당장은 무엇이라고 말은 못하지만 한 번 지켜봐 달라"면서 하회탈처럼 웃었다.

 조 행장의 표정엔 기업은행의 카드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먹구름처럼 서서히 닥쳐오고 있는 위기' 속에서 결실을 맺을 것이란 자신감이 배어있다.

 시장에선 이미 카드 연체율 증가에 대해 우려를 넘어 위기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가 악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개인들의 카드연체가 가파르게 늘어나 일각에선 벌써 '제2의 카드대란'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전업계 카드사의 연체율은 2.09%로 2년3개월 말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이 2%를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처음.

 신용판매와 카드대출 연체율은 각각 1.05%, 2.91%로 카드채권 연체율(1.74%) 역시 2년3개월 말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처럼 카드 연체율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유독 기업은행의 연체율만 하락한 비결은 뭘까?

 "취임 이후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없애면서 억지로 신규 카드 발급을 하는 대신 카드는 본래 고유의 기능에 초점을 맞추자고 했습니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가능하면 하지 말자고 했습니다. 다만 기존 카드의 이용대금 증대에는 힘을 쓰자고 했습니다."

 조 행장은 위기는 '카드-가계부채-기업' 순으로 온다고 진단하고, 1년 반가량 카드에 대한 선제적 여신 관리에 주력했다. 카드는 물건을 사고, 밥을 먹고 결제하는 서비스에 집중해야지 대출서비스를 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 때문이다.

 시작은 '카드론을 이용하라'는 전화 마케팅을 없애는 것부터였다.

 전업계 카드사들이 최대 3000만원까지 부여하는 카드론 한도를 기업은행은 일찌감치 2010년 7월부터 300만원까지 줄였다. 신규 카드는 신용정보회사의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인 우량 고객들에게만 발급하고, 카드론은 5등급 이상만 가능토록 했다.

 그 결과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카드론 비중은 전업계와 은행권 카드사 등 9개 카드사 평균(21%)의 1/10 수준인 2.2%에 그쳤다. 리볼빙서비스 역시 전체 카드자산 가운데 1.9%를 차지해 9개 카드사(14%)의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카드자산 가운데 현금대출 비중은 14.3%로 전체 카드사가 46%, 은행권 카드사가 30%대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카드자산 가운데 현금대출이 2007년 3825억원에서 2009년 3231억원, 2011년 2808억원, 올해 5월 2613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신용등급 6등급 이상의 회원 비중은 91%에 달한다.

 김종찬 기업은행 카드사업부장은 "신용등급이 나쁜 고객을 막무가내로 유치하면 카드론이나 리볼빙 서비스를 많이 쓰기 때문에 회사의 수익에는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다중 채무자들을 판별하는 등 신규 카드 발급을 까다롭게 관리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카드론이나 리볼빙, 현금서비스는 돈이 없어서 막다른 골목에서 선택하는 수단"이라며 "리볼빙 서비스는 당장 갚을 돈이 없어서 5~10% 가량만 미리 갚고, 나머지는 이월하는 것으로 수수료가 신용도에 따라 최대 28.98% 정도로 비싼 만큼 고금리 대출과 다름 없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행장은 평소 실무진을 만날 때마다 '필요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해야지 30%대 이자를 받으면서 은행에서 카드대출 영업을 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측면에서 신용카드가 가계부채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기업은행이 연체율 관리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경기가 언제 터널을 빠져나오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제는 여신 관리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연체율 수치가 7,8월에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안하고 줄여온 만큼 좋은 결과가 날 것입니다."  

 조 행장의 경고다.

 그는 카드 연체율 하락이 7, 8월까지 성과를 보이면 다음에는 '휴면카드' 정리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휴면카드는 20.1%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5년이 지나 자동적으로 해지되는 카드를 제외하고 올해 상반기에만 35만장 정도의 휴면카드를 해지했다.

 김종찬 부장은 "휴면카드는 당장은 쓰지 않지만 경제가 어려워지면 다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휴면회원 중에서 카드 행태를 분석해 실질적으로 쓰는 사람만 유지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 연체율은 2010년 말 이후 기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연체채권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외형 성장에 대한 억제책을 쓰고, 계절적으로 대손 상각이 줄어든 측면도 있는 만큼 2분기 연체율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lgh@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경제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