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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도 여객선침몰][종합3보]사망 2명·생사불명 293명…참사 우려

등록 2014.04.16 17:06:25수정 2016.12.28 12: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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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뉴시스】류형근 기자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해경과 군당국이 헬기와 경비정, 특수요원 등을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다. 2014.04.16.  hgryu77@newsis.com

【진도=뉴시스】송창헌 구용희 기자 = 전남 진도 해상에서 수학여행 학생 수백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이 침몰, 2명이 숨지고 290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과 민·관·군이 선박과 헬기 등이 총동원해 구조 활동과 수색작업을 펴고 있으나 생존이 확인되지 않는 인원이 워낙 많아 최악의 참사로 번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고 섣부른 발표를 했다가 거센 비난을 샀고, 정부 당국도 구조자의 통계를 오락가락하는 혼선을 빚으면서 공분을 하고 있다.

 ◇6647t급 여객선 '꽝'하고 침몰

 16일 오전 8시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동 북방 1.8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647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여객선에는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0여명과 교사 10여명, 승무원과 일반승객 등 459명이 탑승했다.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8시30분께 인천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 이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여객선이 출항할 당시 인천항과 앞바다에는 안개가 심한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여객선 출항 시간이 연기되기도 했다.

 생존자 유호실(59)씨는 "배가 기울기 전에 '쿵' 하는 소리를 들었고 밖에 있던 컨테이너가 쏟아지고 배가 45도 이상 기울면서 사람들이 반대 쪽으로 쏠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민·관·군 구조·수색 '올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30분만에 헬기를 급파해 승객 6명을 구조했으며, 이후 해경과 해군, 민간 어선 등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164명이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 박지영(27·여)씨와 단원고 2학년 정차웅(17)군가 사망했다.

 부상자와 구조된 승객들은 진도 실내체육관과 목포한국병원, 서거차도, 해남 우리병원 등에 분산이송돼 치료를 받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다. 세월호는 완전히 침몰된 상태다.

 현재 해경은 특공대를 사고 여객선에 투입해 쇠망치로 선박을 두드리며 신호를 감지하는 등 선체에 승객들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선체 내부 확인에는 112잠수구조대 4명과 서해청 특공대 7명이 투입됐지만, 물살이 거세 작업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날 오후 6시30분에 잠수요원을 다시 투입할 예정이다.

 구조작업에 투입된 장비는 해경 함정 86척, 해경 및 해군 헬기 12대, 민간어선 35척, 해군 함정 15척, 전남도 병원선 등 유관기관 선박 4척 등이다.

[진도=뉴시스] 박상수 기자 =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 여객선 침수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안산단원고 학생들이 팽목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2014.04.16   parkss@newsis.com

 해경 관계자는 "민간선박에 구조된 승객들이 있을 수 있어 정확한 구조 인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선체에 승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특공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구조작업 및 초동 수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인력을 급파했다.

 ◇날씨 양호…안개 영향 아닌 듯

 사고 당시 인근 해역에는 안개가 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도면 관매리 조창일(74) 이장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고 지점과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관매도 인근 해역엔 당시 안개가 전혀 끼지 않았고 파도도 높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다 상황이 항해에 지장을 줄 만큼 악조건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객선 세월호가 안개 속에 운항하다 암초에 부딪혔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상청 역시 사고지점과 가까운 목포의 경우 오전 3시께 시정이 3㎞로 나빠졌지만 이날 오전 9시께 5㎞로 호전됐고, 가시거리도 여수 5㎞, 완도 8㎞, 흑산도 20㎞ 등으로 시정이 매우 좋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정부-학교측, 혼란 자초

 정부는 이날 오후 1시 36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으나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며 구조 인원을 재확인해 164명으로 급히 수정했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집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도 정확한 숫자는 확인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민간 어선과 군, 경찰 등 여러 주체가 동시다발적으로 구조하고 인도하다 보니 혼선이 빚어진 측면이 있긴 하지만 체계적인 통계작업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과 단원고도 오락가락한 발표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교육 당국은 오전 11시9분과 16분께 두 차례에 걸쳐 '학생 전원 구조' 사실을 외부에 알렸으나 해경이 일부 사망 사실을 발표하자 뒤늦게 이를 서둘러 번복했다.

 이에 사고 소식을 듣고 학교에 몰려온 학부모 300여 명은 '전원 구조'라는 발표에 안도하며 환호했다가 '구조중'이라는 발표에 오열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 김모(47·여)씨는 "구조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딸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며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진도로 출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은 "학교와 교육부의 오락가락하는 늑장대응이 수학여행 여객선 침몰사고의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그래픽 윤정아 기자 =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3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yoonja@newsis.com

 ◇"무사히 구조되길" 간절한 기원

 세월호 침몰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무사 구조를 기원하고 있다.

 회사원 최종원(43)씨는 "모두가 무사히 구조되길 바란다"며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정혜정(23·여)씨는 "인명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구조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원생 이정원(29·여)씨는 "구조된 학생들이 더 큰 상처가 남지 않도록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힘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이디 'rlwjd***'은 "안타깝고 가슴 아픈 소식"이라며 "대형사고가 왜 반복되는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또 다른 누리꾼 아이디 'opi***'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구조된 학생들의 치료와 안정"이라며 "학생들이 정신적·육체적 충격을 잘 보듬어 줘야 할 때"라고 전했다.

 ◇세월호는 어떤 배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는 국내 최대 크루즈 선박이다.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여객선 세월호는 길이 146m, 폭 22m의 6647t 급으로 국내 최대 크루즈 선박 중 하나다.

 최대 승선 인원은 921명이며 차량 220대를 실을 수 있다. 21노트의 속도로 인천과 제주간 265마일을 운항한다. 13시간30분이 소요된다.

 세월호는 인천∼제주간 항로로 지난해 3월15일 취항했다. 매주 화, 목요일 오후 6시30분 인천항을 출발하고,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제주에서 출항한다. 기존 오하마나호와 더불어 수도권에서 배를 이용해 제주도로 가는 유이한 배편이다.

 세월호는 올해 2월10일부터 10일간 정기검사를 실시했다. 대형 선박 정기검사는 5년에 한 번씩 정기검사를 받고 이와 별개로 매년 중간검사를 받고 있으며 세월호도 외부 전문기관에 의해 정밀 점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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