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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2015년에도 잊지 않겠다"

등록 2014.12.31 15:43:41수정 2016.12.28 13: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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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제115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31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참가자들이 올해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배춘희 할머니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2014.12.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2015년 광복 70주년을 눈앞에 둔 지금이지만 기쁜 해방의 춤을 우린 아직 추지 못합니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159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201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제를 함께 열고 피해 할머니들을 기억하겠다는 마음을 모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이 주최한 이번 수요시위에는 광영여자고등학교 학생 등 시민 500여명(경찰 추산 250여명)이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군 위안부라는 비극의 굴레를 아직까지 벗어던지지 못한 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다. 올 해에도 배춘희·황금자 할머니가 별세했다.

 부활을 의미하는 보라색 천을 덮은 제단 위에는 '이름 없이 희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검은 액자들이 서 있었다.

 노란색과 보라색 양초들로 꾸며진 제단 중앙에는 노란 나비로 둘러싸인 고 배춘희·황금자 할머니 사진의 액자가 놓여졌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는 학생들이 쥐어준 핫팩을 손에 쥐고 무릎에 담요를 덮은 채 의자에 앉았다. '할머니 사랑해요', '할머니 우리가 기억하겠습니다'라로 적힌 피켓을 손에 쥔 학생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2015년엔 사죄해라', '막은 귀 열고 감은 눈 뜨고 다문 입 열어라'고 적힌 피켓이 있었다.

 윤미향(50·여) 정대협 상임대표는 "2014년 마지막 수요일 다시는 이런 아픈 일 겪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올해 돌아가신 배춘희, 황금자 할머니를 향한 추모식을 연다"며 "우리나라가 일제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등 역사적 의미가 많은 2015년을 마지막이 되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또 "할머니들에게 진정한 추모는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앞당기는 것"이라며 "일본정부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인정해 이런 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내년에도 수요시위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회 및 제1159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故 배춘희, 황금자 할머니 추모 재단에 헌화를 하고 있다. 2014.12.31.  marrymero@newsis.com

 서울 양천구 광영여고 대홍나비 소속 최승주(17·여)양은 "배춘희 할머니와 황금자 할머니의 숨결을 더 이상 느낄 수 없음에 슬픔을 가눌 길이 없지만 주저앉아 있지만은 않겠다"며 "올해 마지막 날을 끝으로 사람들이 할머니만의 일이 아닌 인권과 세계평화를 위한 일이란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 자리에는 고인들을 도왔던 자원봉사자들도 함께 했다.  

 나눔의집에서 5년간 일하면서 배춘희 할머니와 함께 했다는 무라야마 잇페이(34)씨는 "전쟁 때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노래를 좋아하시던 분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많이 힘들고 아프셨던 마음을 나눠주셨다. 그런 마음을 나누는 할머니들에게 고맙다"고 추모했다.

 추모사가 끝난 후에는 길원옥 할머니와 김복동 할머니를 시작으로 헌화식이 거행됐다. 길 할머니는 추모의 마음을 담아 장갑을 벗고 차디찬 바람에 새빨개진 맨손으로 분홍색 꽃을 제단 위에 놓았다.

 헌화식에는 준비된 100송이의 꽃을 번갈아 쓸 정도로 시민들의 행렬이 줄지었다. 한 여고생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추모식이 끝난 후 한 여고생은 수줍은 표정으로 할머니들에게 다가가 직접 그린 그림을 선물했다.

 성남시 불곡고등학교 백승연(16·여)양은 "소녀가 할미꽃을 들고 눈을 감은 채 생각하는 그림을 그렸다. 슬픈 추억을 가진 소녀의 마음을 표현했다"며 "새해에는 시위가 열리지 않도록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가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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