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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김선형· 유병훈 중앙대 출신 가드 전성시대

등록 2015.01.29 08:43:05수정 2016.12.28 14: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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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서울 SK와 부산 KT의 경기, SK 김선형이 KT 이재도의 수비를 받으며 공격하고 있다. 2015.01.2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중앙대 농구부는 전통적으로 걸출한 빅맨들을 많이 배출했다.

 김유택(52·전 중앙대 감독), 한기범(51·한기범희망나눔 대표), 김주성(36·동부), 함지훈(31·모비스), 오세근(28·인삼공사)까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앙대 빅맨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다. '센터사관학교'로 불렸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유능하고 잠재력이 큰 가드들도 대거 배출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서울 SK의 김선형(27·SK)이 꼽힌다. 전형적인 공격형 가드로 빠른 돌파와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에 뒀다.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해 한국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에 기여했다. 간간이 범하는 무리한 플레이는 단점으로 지적받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 중 한 명임은 틀림없다.

 최근 창원 LG의 9연승 상승세에 큰 보탬을 한 유병훈(25·LG)도 꼽을 수 있다. 190㎝의 장신 가드 유병훈은 투맨 게임에 능숙하고, 안정적이다. 속공 전개 능력도 나쁘지 않다.

 부상 탓에 컨디션이 들쭉날쭉하지만 강병현(30·인삼공사)은 중앙대 가드 전성시대를 잇는 중요한 축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임재현(37·오리온스), 박지현(36·동부)도 여전히 현역에서 노장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이밖에 박병우(26), 안재욱(28·이상 동부), 박성진(29·전자랜드) 등도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지만 농구계 표현을 빌리자면 '준척급 이상' 되는 자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튀지 않으면서 가드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가졌다는 것이다. 리딩, 패스, 득점력, 속공 능력 등 평균치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복이 없지 않지만 또래들과 비교해 프로에 빠르게 적응한 면도 있다.

 대학 시절까지 큰 기대를 받다가 프로에서 적응에 애를 먹는 가드들이 부지기수인 가운데 중앙대 출신 가드들의 연착륙 배경은 무엇일까.

 김주성은 "좋은 센터가 있는 팀에서는 자연스레 좋은 가드들이 나오는 것 같다. 개인기나 외곽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가드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4년 동안 함께 운동을 하면서 빅맨들의 움직임과 동선 등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골밑을 볼 줄 안다는 게 가드에게는 매우 큰 장점이다"고 했다.

【울산=뉴시스】장지승 기자 =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 울산모비스와 창원LG의 경기에서 LG 유병훈이 모비스 천대현을 제치고 있다. 2014.04.08.  jjs@newsis.com

 좋은 빅맨을 배출하면서 자연스레 기본을 갖춘 가드들이 성장했다는 것이다.

 김상준 현 성균관대 감독이 중앙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생긴 변화도 한몫했다. 2006~2011년에 중앙대를 이끈 김 감독은 가드를 스카우트하는데 까다로운 조건을 댔다.

 김 감독은 "빠른 전개가 가능한 가드들을 최우선 선발 조건으로 삼았다. 공격력과 센스도 모두 고려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좋은 빅맨들과 함께 한 점이 가드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골밑으로 패스를 넣어주는 게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며 "대학에 있는 동안 골밑에 투입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실전에서 습관처럼 하다 보니 프로에서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프로 진출을 염두에 둬 조기교육을 실시한 효과도 있다고 봤다.

 김 감독은 "KBL은 투맨 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 리그다. 수비에서는 기습적인 함정수비도 많이 한다"고 했다.

 든든한 빅맨이 있기에 실전에서는 도움수비를 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중앙대 가드들은 의무적으로 하루에 1시간씩 함정수비 연습을 했다고 한다. 서로를 상대로 투맨 훈련도 많이 했다.

 이때, 부지런한 가드의 움직임을 체득했고, 조직적인 수비를 이해했다. 프로 입문 후에도 어색함을 느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 가드가 갖춰야 할 것들을 대학 시절부터 많이 연습한 친구들이다. 빠르게 적응하고, 감독님들께서 잘 활용하시는 것도 그런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대학농구를 수년간 해설하고 있는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중앙대는 센터 농구를 하면서도 가드를 활용한 빠른 트랜지션을 선호했다. 프로에서도 가장 어울리는 농구 스타일로 볼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중심을 잡아주고 안정적인 빅맨 외국인선수가 있는 점이 프로에서도 편안하고, 익숙하게 농구를 할 수 있는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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