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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슈틸리케호, 55년 묵은 판도라 상자 연다

등록 2015.01.31 08:58:41수정 2016.12.28 14: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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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호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한국 이정협이 전반 첫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15.01.26.  bjko@newsis.com

확실한 동기부여…선수단 분위기 절정  이란에 이어 두 번째 '무실점 전승' 완벽한 우승 도전

【시드니(호주)=뉴시스】김태규 기자 = 슈틸리케호가 55년 묵은 '판도라의 상자'를 연다.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 축구사에 새 페이지를 장식할 준비를 끝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15 호주아시안컵 결승전을 벌인다.

 슈틸리케호 주장 기성용(26·스완지시티)은 "한 번쯤은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고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인생에 있어 한 번 올까말까 한 아시안컵 우승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언제 다시 맞이할 줄 모르는 절호의 우승 기회다. 결승을 다시 오르는 데에도 27년이 걸렸다. 지금은 축구계 원로가 된 조윤옥·우상권·문정식 등이 1960년 효창운동장에서 마지막으로 들어올렸던 우승컵은 아련한 기억 속에 머물러 있다.

 '타임 포 체인지(Time For Change)'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결연한 의지로 출발한 태극전사들은 약속 대로 변화를 노래했다. 요원하기만 하던 아시안컵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오만·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보여준 내용은 탐탁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1-0이라는 승리를 챙겼다. 호주와의 3차전을 변곡점으로 확달라진 한국은 8강, 4강을 거치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조별리그 내내 못미더웠던 최전방에서의 골 결정력 문제는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을 기점으로 해소되기 시작했다. '슈퍼스타' 손흥민(23·레버쿠젠)이 잠자고 있던 공격 본능을 깨우며 혼자서 2골을 몰아쳤다.

 이라크와의 4강에서는 '슈틸리케의 신데렐라' 이정협(24·상주)이 1골1도움으로 펄펄 날며 결승으로 이끌었다. 전반 20분 정확한 헤딩골로 포문을 연 뒤, 후반 5분 수비수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그림 같은 하프발리 슈팅을 이끌어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달리고 있다. 호주와의 결승전까지 기록을 이어간다면 1978년과 1989년 두 차례 작성된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더 의미있는 것은 이란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아시안컵 무실점 전승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1976년 열린 자국 대회에서 한 골도 허용않고 4경기를 모두 이겨 정상을 차지했다.

 21명의 태극전사들은 기다렸던 골 결정력이 터졌다는 부분보다 무실점 승리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기성용은 "수비에서 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팀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주고 선수들에게도 큰 힘을 준다. 골을 먹지 않으려는 간절함이 많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우승에 앞장 설 태극전사들의 면면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시드니(호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26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이 강 슛팅을 날리고 있다. 2015.01.26.  bjko@newsis.com

 최전방 공격수로는 '결승골의 사나이' 이정협이 선발로 나올 것이라는 데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그는 지난 17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26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결승골을 맛봤다.

 좌우 날개로는 손흥민과 이근호(30·엘 자이시)가 넓게 포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에 무게를 둔 손흥민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적극적인 전방 압박이 가능한 이근호의 적절한 밸런스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과감한 드리블 돌파와 2선 침투가 뛰어난 남태희(24·레퀴야)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일선의 공격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전 경기를 책임져 온 기성용-박주호(28·마인츠)의 더블 볼란치 조합은 어김없이 중원에서의 무게 중심을 잡을 것이 유력하다.

 포백라인은 다소 변화가 예상된다.

 김진수(23·호펜하임)·곽태휘(34·알 힐랄)·김영권의 3명은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다. 이들 3명 조합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한 번도 바뀐 적 없다.

 하지만 오른쪽 풀백 자리는 김창수(30·가시와 레이솔)와 차두리(35·서울) 둘 중 누가 설지 섣부른 예측이 힘든 상황이다. 국가대표 은퇴 경기를 앞두고 있는 차두리에게 선발 기회를 주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최국 이점을 안고 아시안컵 첫 우승에 도전하는 호주 역시 베스트 11을 풀가동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의 3차전에서 부상으로 결장한 주장 마일 예디낙(31·크리스탈 팰리스)을 포함해 준결승에서 부상을 입은 주전 라이트백 이반 프라니치(28·토르페도 모스크바)까지 전원 출장이 예상된다.

 에인지 포스테코글루(50) 감독은 전날 기자화견에서 "프라니치는 오늘 훈련을 소화할 것이고 내일 출전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4-3-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호주는 최전방에 베테랑 팀 케이힐(36·뉴욕레드불스)을 중심으로 매튜 레키(24·잉골슈타트)와 로비 크루스(27·레버쿠젠)가 공격 삼각 편대를 구성한다.

 3명의 중원 미드필더로는 마시모 루옹고(23·스윈든타운)·예디낙·마크 밀리건(30·멜버른 빅토리)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포백라인에는 제이슨 데이비슨(24·웨스트 브롬위치)·매튜 스피라노비치(26·웨스턴 시드니)·트렌트 세인스버리(23·즈볼레)·프라니치가 서고, 골문은 매튜 라이언(23·클럽 브뤼헤)이 지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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