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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초대석]최명용 대학농구연맹 회장 "프로 구단, 대학에 적극 관심 가져야"

등록 2015.04.20 08:06:59수정 2016.12.28 14: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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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최명용 한국대학농구연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04.20.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최명용(63) 대학농구연맹 회장이 취임 2년째를 맞아 대학농구의 현주소를 되돌아봤다.

 최 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스포츠는 대학다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이 자리에 앉아 2년이 흘렀다. 대학농구리그는 아직도 미비한 부분이 많다. 올해는 타이틀스폰서마저 사라져 애로사항이 더 많다"며 냉혹한 현실을 인정했다.

 2013년 2월 대학연맹 회장직을 맡았다. 2년 동안 동분서주했지만 대학 스포츠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올해부터 여자대학을 리그제에 편입하며 새로운 활로를 뚫었지만 재정 악화, 대중의 무관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최 회장은 "최근 농구의 인기가 배구에 밀린다는 말을 자주 한다. 배구 팀을 운영하는 구단들이 농구와 비교해 대학 스포츠를 훨씬 귀하게 여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 남자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은 2015~2016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출전 쿼터를 확대했다. 프로 진출을 앞둔 대학 선수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설 자리가 줄었다. 더 나아가 초·중·고 학생들도 큰 고민이다.

 최 회장은 단순히 '밥그릇 챙기기' 차원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들이 왜 농구를 안 하겠느냐. 농구의 저변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더 큰 악재"라며 "누군가 농구를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KBL의 행정은 너무 독선적이다.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대학에는 통보만 한다"며 "모든 것을 결정하고선 '대학, 너희가 양보하라는 식'이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선수와 지도자, 행정가를 두루 섭렵해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웠다. 실업부터 프로까지 모두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농구리그가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지역 주민들까지 하나로 즐길 수 있는 문화와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내가 농구계를 떠나기 전까지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최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4일 성동구 한양대에서 있었다.

 ◇최명용 대학농구연맹 회장과의 일문일답

 - 회장을 맡은지 2년이 지났는데.

 "처음에 대학 스포츠는 대학다워야 한다는 철학으로 시작했다. 아직 미진한 게 많다. 대학농구리그의 홈앤드어웨이 방식은 전체를 100으로 볼 때, 40~50정도 정착됐다고 본다. 아직 체육관 시설이 미비한 학교가 많고, 재학생들의 관심도 크기 않다. 비가 오면 경기를 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경희대나 중앙대는 사실 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부상 위험이 크고, 중계도 하지 못할 만큼 열악하다. 시설과 환경 등에서 학교마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동안 KB국민은행이 많은 도움을 줬지만 올해부터는 타이틀스폰서를 하지 않는다. 애로점이 많다."

 - 대중의 관심 밖이다. 해결책이 있나.

 "대학총장협의회를 발족했고, 나 역시 집행위원으로 함께 하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이 바로 미디어 노출이다. 현재 형편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무래도 정부와 기업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례로 운동부를 운영하는 대학은 정부에서 인센티브를,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 대학이나 기업이 스포츠에 관심을 쏟으면서 대학 스포츠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프로농구를 운영하는 구단들이 대학농구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바람이다. 배구와 비교가 된다. 아쉬운 점이 많다."

 - 배구는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나.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최명용 한국대학농구연맹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4.20.  chocrystal@newsis.com

 "배구는 우승 팀에서 대학연맹에 연간 1억5000만원~2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 우승 구단이 타이틀스폰서를 맡아 대학연맹대회 1~2차 대회를 연다. 중계도 들어오는데 이 과정에서 연맹의 도움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창립 취지와 동일하게 대학 선수들을 선발하며 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농구는 스포츠토토 지원금 외에는 없다. 그마저도 더 줄였다. 드래프트 때마다 거론되지만 잘 나가는 팀이 선수를 너무 적게 선발하는 것도 대학 입장에서는 아쉽다. 농구와 달리 배구는 대학 스포츠를 귀하게 여긴다는 인상이다."

 - KBL과의 업무 협의나 소통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잇나.

 "대한농구협회, KBL, WKBL로 세 집 살림을 한 지 꽤 됐는데 궁극적으로 합쳐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축구처럼 프로연맹들도 협회 산하로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농구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이가 없다 보니 쉽지 않다. 그러나 결국 하나로 뭉치는 게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다. 농구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세 곳 모두 각자 이익만 추구하기 때문이다. 한 목소리를 내도 모자랄 판에 서로 다른 소리를 하며 스스로 힘을 빼고 있다. 안타깝다."

 - 프로의 외국인선수 2인 동시 출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은 대학연맹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등연맹부터 중·고등연맹까지 모두 해당하는 이야기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왜 농구를 안 하겠는가. 그나마 대우가 나은 배구로 가는 어린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KBL의 행정은 너무 독선적이다.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대학에는 통보만 한다. 공청회도 없었다. 공감대 형성도 없었다. 모든 것을 결정하고서는 '너희가 양보하라는 식'이다. 이번에 외국인선수 쿼터 확대도 그렇다."  

 - 향후 어떤 식으로 해답을 찾을 것인가.

 "일전에 대학 감독들과 집행부가 KBL을 찾아 (농구계 대선배인)총재께 인사를 올리고, 면담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실무자들이 협의하는 것으로 하고 그냥 돌아왔다. 대학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보완책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없다. 프로농구가 처음 출범했을 때, 180㎝대 선수들이 덩크슛을 하며 팬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준 것은 맞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외국인선수 2명이 함께 뛴다고 정말 팬들이 좋아할 것이냐는 다른 문제인 것 같다. 고민해야 한다."

 - 올해부터 여자대학부도 리그제로 하고 있는데.

 "여학생들이 매우 진지하다. 모 대학의 경우,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도 매우 열정적이다. 시험 때에는 밤을 새기도 하고, 장학금을 두고 경쟁도 한다고 한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대학을 거치고 프로에 가도 10년 이상 뛸 수 있다. 요즘 프로에서 어린 선수들이 조기에 그만두는 경우가 적잖다. 고등학교 때까지 잘하던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언니들에게 밀리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하고 이후에 프로에 가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농구선수·지도자·행정을 모두 경험했다. 이것 하나만큼은 꼭 개선됐으면 하는 게 있다면.

 "농구계는 각개격파를 해선 안 된다. 협회·연맹·구단·학교 등에서 모두 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방송 중계권과 관련해서도 대학배구는 연맹이나 구단들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는다. 유기적이다. 우리는 그런 노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프로와 함께 대학농구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MBC배 대회를 하면 플로어 광고가 하나에 500만원이다. 굵직한 기업들이지만 광고를 하는 구단이 없다. 대학농구 상생은 말로만 한다. 그나마 삼성과 KCC가 도움을 줘 고맙게 생각한다. 계속 이런 분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누군가 농구를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 축구나 야구를 하라고."

 - 생각하는 대학 스포츠의 성공 모델은.

 "프로와 공생할 수 있는 대학 스포츠를 기대한다.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겠지만 학원스포츠와 프로를 연결하는 허리라고 생각한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처럼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 지역민과 어우러질 수 있는 대학스포츠를 기대한다.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현장을 떠나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다."

 [최명용 회장 프로필]

 ▲1952년 출생 ▲한양대 체육학과 졸업 ▲상지대 체육학 석사 ▲산업은행 선수 ▲산업은행 코치 ▲산업은행 감독 ▲프로농구 원주 나래 블루버드 감독 ▲대구 동양 오리온스 감독 ▲KBS 해설위원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KBL 기술위원장 ▲한양대 감독 ▲대학농구연맹 부회장 ▲대학농구연맹 회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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