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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제자 성추행 서울대 교수 5년 구형…피해자 "기억 안난단 말 믿을 수 없다"

등록 2015.04.20 18:38:41수정 2016.12.28 14: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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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월적 지위 이용, 상습 강제추행"
 검찰, 서울대 강모(54)교수에 5년형 구형
 다음달 14일 선고 공판 예정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해 피해학생 및 관계자들은 20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는 증언을 했다.

 이날 오후 서울북부지법에서는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의 심리로 전 서울대 교수 강모(54)씨에 대한 4차 공판이 진행됐다.

 앞서 강씨는 지난 1, 2, 3차 공판에서 피해학생들을 성추행한 사실에 대해 시인하면서도 뇌수술을 한 후유증으로 구체적 정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일관해온 바 있다.

 이날 재판에는 강씨로부터 직접 피해를 당한 A씨와 피해 학생들의 친구이자 선배 B씨가 나와 피해 사실 등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은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성추행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강씨를 비판했다.

 직접 피해를 당했다는 A씨는 "일단 피고인은 기억력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처음에 기억 안난다고 문자 보낸 다음 사과 받기도 했지만 두번째 성추행 당시 저희 집 아파트 이름까지 다 외우고 그 때 일도 다 기억 난다고 말했다"며 "그리고 축구도 하고 춤도 추고 강의도 잘 하고 연구도 했다. 구속된 후 병원에 지내는 것으로 아는데 죗값 치르는 것을 피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언을 하기로 결심한 것은 피고인 측의 변론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밝히기 위해서다"며 "피고인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차라리 공개를 해서 보복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제 자신을 지키려고 공개 심문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강씨가 피해 학생들에게 연락하는 일정한 패턴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처음 당한 일이라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최근 피해자들이 당한 내용, 이야기한 것 등을 들어보니 접근할 때 보낸 문자나 방법들, 추행한 다음 무마하려 보낸 문자도 똑같았다"고 답변했다.

 또 강씨 측의 의견서 중에는 사건이 발생한 뒤 A씨가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이에 대해 "너무 놀라고 어떤 두려움에 그냥 패닉 상태였다"며 "제가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지 아닌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고 피해자를 적극 모집했다고 하는데 그건 어떻게 알아낸 건지, 알아낸 이유는 뭔지, 상세하게 기술을 해놓은 정도면 저희 피해자의 신상조사에 대해 뒷조사를 했다는 것인데 그렇게 한 이유가 뭔지, 진짜 기억나는대로 진술했는데 굉장한 인격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B씨는 "아프다는 이야기는 늘상 하는 얘기라 특별하게 생각되지 않을 정도"라며 "수술 후에도 늘 뒷풀이 좋아하고 술 많이 마시고 자연대 축구부 경기에서 본인이 직접 뛰고 공연도 직접 서겠다고 했고 기억력 부분도 항상 자기 기억력을 자랑했다"며 "특히 여학생 생일을 기가 막히게 기억을 잘 했다.기억이 나지 않는다, 몸이 아프다는 말은 상당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인 심문을 마친 검찰측은 강씨에 대해 5년형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중대하고 (강씨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해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들의 상처가 큰 데 엄벌을 원하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 강씨가 이 기회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강씨의 변호인단은 "범죄사실 모두 자백하고 사죄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초창기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실제로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이고 범죄사실 부정이 아니다. 공소사실 모두 인정한다"고 반박했다.

 강 전 교수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4일 열린다.

 한편 강 전 교수는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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