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연예

[리뷰] 미카, 이곳이 황금빛 '팝의 천국'

등록 2016.02.13 02:08:04수정 2016.12.28 16:36: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미카, 영국 싱어송라이터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미카(33)가 자신이 연주하는 피아노 반주 하나로만 '포세린'을 부르기 시작했다. 점차 밴드의 악기가 하나씩 더해지며 사운드가 풍성해졌다. 하지만 그와 피아노 뒤로 중간 가림막이 쳐져 세션 멤버들은 보이지 않았다.

 마치 영화 '비긴 어게인'의 초반 같았다. 왕년의 잘나가는 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이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가 클럽에서 혼자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상상 속에서 하나씩 악기를 더해 편곡하는 장면이다.

 12일 오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미카의 단독 내한공연 '2016 미카 라이브 인 코리아 - 서울'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황금빛 '팝의 천국'을 경험케 했다.

 단독 콘서트도 대형 페스티벌처럼 만드는 '흥 부자' 미카의 밝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실댔다. 2013년과 지난해 '서울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적 있으나 단독으로 팬들을 만나는 건 2011년 9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여전히 중간막이 쳐진 상황에서 세 번째 곡 '토크 어바웃 유(Talk About You)'가 흘러나오자 팬들은 합창하기 시작했다.

 심장 박동을 닮은 베이스의 리듬이 울려 퍼지자 2, 3층의 좌석 관객들마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팬들은 미리 준비한 리본을 공중으로 던졌는데, 아직 어둠이 짙은 공연장에서 마치 새들이 날아다니듯 했다. 핀 조명을 받고 있는 미카만이 반짝거렸다.

 그는 '그레이스 켈리'를 부르던 중 피아노의 뚜껑을 열었고, 그 안에서 수많은 종이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막이 걷히더니 1950~60년대 시절을 연상케 하는 황금빛 무대가 등장했다. 무대 맨 꼭대기에는 '헤븐(Heaven)'이라는 글자가 영문으로 또렷이 박혀 있었다. 여기가 황금빛 '팝의 천국'이었다.

【서울=뉴시스】미카, 영국 싱어송라이터

 본격적인 미카의 쇼맨십이 시작됐다. '빅 걸(Big Girl)'에서는 상대 여성이 있는 것처럼 마임 쇼를 펼쳤고, 비장한 살사 리듬이 배인 '붐 붐 붐(Boum Boum Boum)'은 입에 장미꽃 한 송이를 물고 온몸으로 노래했다.

 감미로운 '굿 가이스(Good Guys)'에서는 팬들이 힘을 보탰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플래시를 모두 꺼내 들고, 공연장을 환히 비쳤다. 미카는 그랜드 피아노가 또 다른 무대인 것처럼 올라가 '팝의 천국'의 광명을 객석 곳곳에 비췄다.

 그의 쇼맨십은 여전히 일품이었다. 잠깐의 침묵 사이에 어느 여성 팬이 자신에게 "아이 러브 유"를 외치자 그녀의 이름을 물은 뒤 "이 노래는 당신을 위한 노래"라며 '릴랙스, 테이크 잇 이지'를 부르기도 했다. '오리진 오브 러브'에서는 손하트를 수없이 만들었다.  

 다시 플래시 이벤트로 객석을 뒤덮은 '언더워터(Underwater)'를 부를 때는 무대 앞 스탠딩 석의 한 팬 스마트폰을 빌려왔다. 플래시가 켜진 스마트폰을 들고, 장난꾸러기처럼 좌우로 흔들며 팬들이 자신의 퍼포먼스를 따라 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의 장난스러운 웃음에 팬들은 "귀엽다"를 연호했다. '스타링 앳 더 선(Staring at the Sun)'을 부를 때는 스탠딩 석을 종횡무진하기도 했다.  

 '롤리팝'에서는 세션 멤버들이 조력자였다. 미카가 연주하는 피아노를 드럼 스틱으로 쳐대며 또 다른 리듬을 만들어냈다.

 미카는 혼자서도 잘했다. '엘 므 디(Elle Me Dit)'를 부를 때, 누워서 하는 퍼포먼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서울=뉴시스】미카, 영국 싱어송라이터

 "제가 피아노 칠게요" 등 영어로 먼저 말한 뒤 여러 번 한국말로 직접 해석해서 들려줬다. 이제 '김믹하'로 통할 정도로 한국에 확실히 팬덤을 구축한 그다웠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후 본 공연의 마지막 곡인 '위 아 골든'이 울려 퍼지고, 미카가 서 있는 무대와 팬들이 운집한 객석에서 모두 황금 가루가 흩뿌려지는 장관이 펼쳐졌다.

 앙코르로 들려준 '러브 투데이'와 '스타더스트(Stardust)'까지, 약 100분간의 마법이 끝났어도 5500여 관객은 미키의 마력에서 한동안 쉽게 깨어나지 못했다. '둠 다 다 디 다 디 둠'(러브 투데이)와 '웬 윌 아이 시 유 어게인(When will I see you again)'(스타더스트)는 미카가 다시 오겠다는 약속의 주술이자 주문이 돼 한동안 귓가를 감돌았다.

 앞서 전날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엄에서 2000명을 열광시켰던 미카는 이날 서울에 이어 14일 대구 엑스코로 이번 한국 투어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또 10일에 이어 13일 오후 8시에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브이(V)앱을 통해 팬들과 라이브 채팅한다. 프라이빗커브. 02-563-0595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