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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종합]이화여대, '직장인단과대' 설립놓고 몸살…학생들 본관서 농성

등록 2016.07.30 12:35:00수정 2016.12.28 17: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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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화여대>

총학생회 등 "학위장사…학문탐구 목적 퇴색"  학교측 "사회진출 여성에 교육기회 제공"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화여자대학교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이란 선취업 후진학 제도라는 명목으로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재직자 혹은 30세 이상의 무직 성인을 대상으로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교육사업이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학교측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폐기하라며 학내에서 농성이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대학가와 이화여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참여할 대학을 두번째로 모집할 때 신청했다. 이후 이달 초 동국대, 창원대, 한밭대와 함께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는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 전공'과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 전공'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라이프대학 정원은 200여명이며 2017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러나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은 미래라이프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지난 28일 오후 2시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본관 1층과 계단에서 농성을 벌이며 학교측에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보건관리학과, 식품영양학과, 의류학과,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구 신문방송학과)라는 학문적 전공이 존재함에도 산업에 초점을 맞춰 영역이 중복되는 전공을 개설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학문이 아닌 산업에 초점이 맞춰짐으로써 학문 탐구라는 대학의 목적을 퇴색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교육과정을 마치면 평생교육원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이화여대 미래라이프 단과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이화여대 학위를 수여받고 졸업장을 받게된다"며 "이화여대를 한 순간에 전문대학으로 치부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또 "모집과정과 대상에 있어 정시나 수시와 같은 일반적인 입시 과정이 아니다"라며 "실업계 고졸 재직자들을 불투명한 입학과정을 통해 영입함으로써 일반 학생들과의 공정성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특수한 교육과정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들과 같은 학사학위를 수여 받게 된다"며 "교육의 현장이어야 하는 대학교를 통해 정원 외 인원들로부터 등록금을 받아 학위장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꼬집었다. 

 학교측은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고졸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시스템은 고려대, 숙명여대, 한양대, 홍익대 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며 "정원 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본관 점거과 교수들의 불법 감금사태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학교측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3일째 학생들의 집단 농성으로 본관이 점거됐으며 평의원인 교수 3인과 교직원 1명 등 관계자 4명이 현재까지 45시간째 소회의실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본관이 처음 점거됐을 당시에는 모두 7명이 감금됐다. 이 가운데 대학평의원인 총동창회장, 여교수 1명, 여교직원 1명 등 3명은 건강 악화로 119 구급대를 통해 각각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대학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적인 의견수렴 과정이란 문제의 본질을 넘어서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한다"며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의의 학생 대표, 재학생, 졸업생들의 의견과 행동은 존중해 대화 기회를 갖겠다"며 "그러나 다른 의도를 갖고 이번 기회를 이용하는 외부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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