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유족 "경찰, 직접 만나주면 '협의했다'고 할 것"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경찰이 고 백남기 씨의 시신 부검영장 집행에 나선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입구를 막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고(故) 백남기(향년 69세)씨의 유족이 23일 "경찰과 직접 만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이날 백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3층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가족들을 직접 만나길 원한다. 그러나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하고 장례도 못 치르게 하고 있는 경찰을 만나고 싶겠느냐"며 "만나면 가족들과 협의했답시고 명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고 백남기 씨의 시신 부검영장 집행에 나선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와 협의를 하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10.23. [email protected]
서울 종로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35분께 언론과 백남기투쟁본부에 "10시부터 백씨 부검영장 강제집행에 들어가겠다"고 통보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종로서 홍완선 서장은 안치실로 향하는 길목을 막고 있는 투쟁본부 관계자 및 시민 100여명을 향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길은 열리지 않았다.
경찰은 투쟁본부와 협의 과정에서 "유족에게 직접 부검 반대 의사를 들으면 오늘 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고 백남기 씨의 시신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2016.10.23. [email protected]
백씨 측 변호인단 단장인 민변 이정일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경찰이 유족의 의사를 확인해주면 영장집행을 안 한다고 했다. 그런데 협의 과정에서 유족이 직접 표명하면 오늘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뉘앙스가 바뀌었다"며 "그래서 이렇게 유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영장집행 통보는 구두로 하면 안 된다. 서면으로 해야 한다"며 "따라서 경찰은 오늘 공식적 통보를 하지 않고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서장은 "9시30분께 형사과장이 전화로 통보했다"면서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경찰이 고 백남기 씨의 시신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자 백남기 대책위 관계자들이 장례식장 입구를 지키고 있다. 2016.10.23. [email protected]
경찰은 이날까지 총 6회에 걸쳐 부검 관련 협의를 유족 측에 요청했고, 그 때마다 보도자료 등을 통해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는 응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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