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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軍 가혹행위 어디까지…숟가락으로 엉덩이 지지기-대소변 방해까지

등록 2011.07.14 17:37:36수정 2016.12.27 22: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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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권센터 30여 사례소개…일명'악기바리'도 빈번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해병대 가혹행위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한 인권단체가 해병대 내에서 기수열외 및 구타·가혹행위 외에도 불에 달군 숟가락으로 엉덩이 지지기, 대·소변 참게하기 등 인권침해적 악습이 만연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군 인권센터는 지난 5일부터 13일 해병대 가혹행위와 관련해 제보를 받은 결과 인권 침해 사례만 30여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달 초 1사단에서는 불에 달군 숟가락으로 살이 타는 냄새가 날 때까지 엉덩이를 지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후임이 의무대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맞선임을 구타해 이 선임이 외래 진료를 받던 후임에게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사례도 있다. 이에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도 서둘러 퇴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군 인권센터는 전했다.

 커다란 김치통에 목이 메기 쉬운 과자류나 퉁퉁 불은 유탕면류를 가득 담은 뒤 구토할 때까지 먹이는 '악기바리' 사례도 빈번했다. 뚱뚱한 병사에게 밥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마른 병사에게 억지로 계속 먹이는 경우도 많았다.

 화장실을 갈 때 선임의 허락을 받도록 하거나 대·소변을 강제로 참게 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로 인해 변비에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를 고는 병사에게는 잠을 못자게 하거나 욕설 및 구타를 하는 행위도 만연해 있었다. 이에 코골이를 방지하는 10만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들여 온 병사도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은 타박상이 잘 남지 않는 쇄골 부위를 꽉 쥐고 누르거나 팔꿈치로 허벅지를 세게 누르는(곡괭이) 식으로 행사했다.

 특히 이같은 가혹행위를 당하면서도 이른바 '꼰 티'(싫은 티)를 내면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도 병기는 주로 일병 또는 이병이 관리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상황실 당직자가 근무태만으로 열쇠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관계자는 "해병대 총기사건의 김 상병은 구타·가혹행위에 시달린 병사였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인권침해 실태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며 "이제라도 진상을 공개하고 해병대에 대한 인권단체의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일련의 사건들은 병사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군대 전반에 걸쳐있는 악습을 방기한 군 수뇌부의 책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군 수뇌부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은 즉각 사퇴하라"며 "국회는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즉각 상정하라"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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