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강원랜드 도박중독재활사업, 3년만에 '와르르' 위기

등록 2015.03.23 08:57:45수정 2016.12.28 14:44: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농공단지에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자 '희망드림지원프로그램' 추진을 위해 건립한 '하이원베이커리' 공장이 지난 22일 햇살에 빛나고 있다. 2015.03.23.  casinohong@newsis.com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농공단지에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자 '희망드림지원프로그램' 추진을 위해 건립한 '하이원베이커리' 공장이 지난 22일 햇살에 빛나고 있다. 2015.03.23.  [email protected]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랜드가 세계 최초라고 자랑해온 도박중독 '재활프로그램'이 운영 미숙 등으로 재활에 참여했던 중독자들이 심한 모멸감 등을 느끼고 속속 이탈하는 등 사업추진 3년여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23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6억원을 들여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농공단지에 제과제빵 생산시설과 기숙사, 사무소 등을 갖춘 하이원베이커리를 조성하는 등 도박중독 재활사업을 추진했다.     강원랜드는 당시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을 전문 업체의 컨설팅을 거쳐 재활프로그램, 제과제빵 기술취득 등의 창업지원, 도박중독자 사회복귀 지원 등의 사업계획을 준비했다.     또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 대상으로 도박에 찌들어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자살경험 등이 있는 중증 도박중독자 11명을 추천받아 지난 2011년 8월부터 재활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강원랜드는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하이원 희망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에 강원랜드 도박중독치유예방센터장을 겸직시키고 강원랜드 간부 2명을 관리직으로 파견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하이원베이커리에 입사한 도박중독자들에게 당초 약속한 매칭펀드 조성을 지연시키고 외부출입 통제와 모욕적인 언행논란을 빚다가 최근 2명의 중독자가 반발하는 바람에 퇴사조치 됐다.

 또 지난 2011년부터 참여한 11명 가운데 3명도 지난해 3월까지 이곳을 빠져나갔으며 지난해 10월 입사한 2명도 최근 사태로 심한 충격을 받아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최초 프로그램 참여자 5명도 불신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일요일에는 구내식당 운영은 물론 주방을 아예 폐쇄하는 바람에 라면조차 끓일 수 없어 기숙사에 수용된 사람들은 일요일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3끼니를 바깥 식당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곳에는 강원랜드 도박중독치유예방센터 전문상담원의 추천을 받아야 입사할 수 있는데 연봉 1800만원에 1년간 근무하면 정규직 대리로 전환돼 연봉 2100~2500만원을 받으며 제과제빵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A(51)씨는 "12년 도박중독을 끊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하이원베이커리에 입사했다"며 "그러나 모멸감과 잦은 말 바꾸기로 분노가 치밀어 재활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신용불량과 도박중독에 찌든 사람으로 알고 입사를 시켰는데 정규직 심사에서는 이를 시비하며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었다"며 "이런 수모를 계속 받을 생각을 하면 근무할 마음이 생길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함께 기숙사를 나온 B(47)씨는 "도박중독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재단 책임자와 관리자 때문에 불통과 불신을 만들고 있다"며 "회사 차량 이용과 물품구매 시는 직원이 동행해야 하고 휴일에는 식당도 운영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참다못한 이들은 23일 진정서를 작성해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제출하고 중독자들의 인권탄압실태와 부실한 재활사업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B씨는 진정서를 통해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자에 대한 재활과 사회복귀를 한다며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그러나 재활프로그램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배신감과 불신"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사장 주재 간담회도 소통은 없고 일방적인 지시나 속보이는 해명뿐"이라며 "이사장은 우리에게 애로사항이 있으면 들어준다고 약속했지만 이 역시 얼마 뒤 묵살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강원랜드 희망드림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재활에 참여했지만 1년간의 체험에서 느낀 것은 강원랜드가 진정으로 이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진정서는 "지난 1년간 정규직이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생활하면서 인간적인 모멸감과 지속적인 약속위반 및 불통으로 너무 힘들었다"며 "관리자와 이사장은 권리만 주장하지 말고 책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우리가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진정서는 "지난해 12월 3일 장례식장에서 관리자가 20세 가량 연장자에게 '개소리 하지 말고 술이나 쳐 드세요'라는 막말에 폭행까지 했다"며 "이사장의 중재로 폭행사건이 형사사건으로 비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진정서는 "인사위원회에서 도박중독자는 머리가 좋아 거짓말을 잘 한다는 말을 이사장이 하더라"며 "말을 자꾸 번복하는 사람들이라 이를 녹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중독치유센터와 하이원 희망재단에서는 100%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선재 희망재단 이사장은 “재활프로그램을 성공시키기 위해 힘들어도 인내하며 항상 긍정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며 “(중독자들은)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따지고 반박하는 특징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간담회장에서 이사장 명함을 집어 던지고 간담회장을 나간 사람도 있지만 참았다"며 "도박중독자 재활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인내하며 재활에 성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현장관리 책임자 P씨는 "도박중독자들에게 세계 최초로 시행되는 재활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 비인간적인 대우와 폭언 폭행은 전혀 없었다"며 "양심을 걸고 장담한다"고 반박했다. 

 하이원베이커리에서 만든 빵은 전량 강원랜드에 납품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2억8000만원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