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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6억씩 쏟아 붓고도 '효과 미미'… 강원랜드 도박중독 재활사업

등록 2015.03.24 08:54:51수정 2016.12.28 14: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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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신동읍 예미농공단지에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자 '희망드림지원프로그램' 추진을 위해 건립한 '하이원베이커리' 공장이 지난 22일 햇살에 빛나고 있다. 2015.03.23.  casinohong@newsis.com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랜드가 세계 최초로 추진해 주목을 끌었던 도박중독자의 사회복귀 재활프로그램이 3년 만에 논란과 불신을 자초한 것은 준비부족과 미숙한 운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강원랜드가 도박중독의 아픔을 겪고 있거나 겪었던 도박중독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한 재활사업은 취지는 좋았으나 의욕만 앞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1년 4월부터 제과제빵 직업을 통해 일자리도 만들어 주고 재활교육을 병행하며 세계 최초로 시도한 '희망드림지원 프로그램'은 취지에 맞는 당사자를 선발하는 일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당시 강원랜드의 재활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단도박협회가 중심에 나섰지만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재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씨는 "당시 획기적인 재활프로그램에 공감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실제 참여 희망자는 거의 없었다"며 "당초 카지노 중독자 위주를 선발하려다 참여자를 구하지 못하자 여러 형태의 중독자를 선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시 재활프로그램에는 국내 단도박의 전설로 통하는 B씨를 교섭해 등을 떠밀다시피 참여하도록 했고 경마중독자, 경륜과 주식중독, 카지노 등 다양한 중독자 7명을 어렵게 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원도에서 기숙사 생활과 재활사업 참여를 위해 강원랜드는 '당근요법'을 제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제안한 것이 재활자금(매칭펀드)지원 카드였다.

 재활사업에 참여한 C씨는 "강원랜드가 매칭펀드를 통해 3년 후 3000만원을 사회복귀자금 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이 약속은 계속 미뤄지다 3년 뒤 마지못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11년부터 재활사업에 참여한 11명 가운데 3명이 지난해 3월까지 퇴사했고 계속된 말 바꾸기에 재활사업 참여자들이 강원랜드에 불신을 갖게 된 근본 원인으로 전해졌다.

 재활사업장을 벗어난 D씨는 "약속한 매칭펀드를 이 핑계 정 핑계를 대며 계속 미루고 규정을 자꾸 바꾸면서 말을 돌리기 때문에 강원랜드에 대한 불신이 증폭됐다"며 "신뢰 자체가 무너진 상황에 이제는 누고 말도 믿기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곳에서 처음 2개월간은 너무 행복했기에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선배들을 이해 못했다"면서 "그러나 3개월이 지난 뒤 가면을 쓴 얼굴을 보면서 갈등을 했고 결국 정규직 심사에서 심한 모멸감을 받고 문을 박차고 나간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재활사업 운영과 희망재단 관리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일방통행식 업무처리도 불신과불만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재활사업장을 박차고 나간 E씨는 "책임자가 수시로 찾아오고 간담회도 열지만 진정성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며 "문제점을 건의하면 속 보이는 해명이나 하고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데 소통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재활사업에 참여자 K씨는 "지난 수년간 경험을 놓고 보면 이 사업은 생색내기용으로 만들어진 느낌을 지우기가 함들었다"며 "마치 우리를 이상한 사람처럼 대하는 관리자들은 혹 퇴소할 움직임을 보이면 태도가 바로 바뀌고 말도 달라지는 것을 숱하게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 재활사업을 잠시 벗어난 사람이나 참여하고 있는 이들은 한결같이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음) 삼아 더 이상 불통과 시행착오를 벗어나 당초 취지대로 운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K씨는 "전문가가 진정성을 갖고 접근해야지 비전문가 출신이 규정과 절차를 가지고 따지는 모습을 보면 회의감이 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원랜드가 원인을 바로 파악하고 진솔해 지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하이원희망재단의 이번 문제는 불통과 이로 인한 뿌리 깊은 불신"이라며 "재활사업에 참여한 사람으로 사업의 성공을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성을 갖고 접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재단 관계자는 "매칭펀드에 대해 약속한 관련자가 없었다"며 "매칭펀드는 용역을 통해 올 1월부터 시작했으며 재활을 돕기 위해 인내하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도박중독재활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2년 12월 하이원희망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4월18일 24억원을 들여 하이원베이커리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이곳에는 중독자 9명과 법인사무국, 사업단, 사회경제적 지원사업 등 모두 21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연간 16억원의 예산을 강원랜드에서 지원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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