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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브렉시트 선언] '이혼 절차' 개시…갈 길이 멀다

등록 2017.03.29 11: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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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뉴시스】런던의 유럽의회 영국 사무소 건물에 14일(현지시간) 영국 국기와 유럽연합(EU) 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2017.3.20.

【런던=AP/뉴시스】런던의 유럽의회 영국 사무소 건물에 14일(현지시간) 영국 국기와 유럽연합(EU) 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2017.3.20.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선언하면 장장 2년 간의 '이혼 절차'가 시작된다.

 메이 총리는 전날 오후 런던에 위치한 총리 관저 집무실에서 '리스본 조약 50조'(브렉시트 절차 개시) 발동을 EU에 통보하기 위한 서한에 서명했다.

 EU 주재 영국 대사인 팀 배로우는 29일 오후 12시30분~13시30분 사이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를 방문해 메이 총리의 서한을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직접 전달한다.

 투스크 의장은 서한을 읽고 30분 안에 답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오후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정상들에게 답신 초안을 공유하고 수정이 필요한 내용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스크 의장의 답신이 발표될 즈음 메이 총리는 의회에 선다. 메이 총리는 이날 정오 의회에서 주례 총리 질의응답을 진행한 뒤 곧바로 '리스본 조약 50조'에 관한 성명을 발표한다.

 이후 EU는 다음 달 29일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가이드 라인'을 승인한다. 이 문건을 통해 브렉시트에 대한 EU의 대응 강도, 협상 우선순위 등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이드 라인이 확정되면 EU 정상들은 EU 집행위원회에 영국과의 협상 권한을 부여한다. 집행위가 협상 계획을 제시하면 EU는 약 4주 동안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다시 승인 절차를 거친다.

 영국과 EU가 테이블에 마주 앉는 협상은 5~6월 사이 시작된다. EU는 5월 7일 프랑스 대선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그동안 EU법을 영국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 폐지 법안'(Great Repeal Bill)을 준비한다. 5월 중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의회 개원 연설에서 법안의 개요를 엿볼 수 있다.

【런던=영국총리실 ·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도널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의장에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2017.03. 29

【런던=영국총리실 ·AP/뉴시스】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도널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의장에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2017.03. 29

 '대 폐지 법안'은 1972년 영국과 유럽을 연동하기 위해 도입된 '유럽 공동체 법안'을 폐지하고 EU 법을 영국의 필요에 따라 국내법으로 수정 또는 철폐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브렉시트 협상의 주요 쟁점은 무역, 이민, 사법권, '이혼 합의금' 등이다. EU 회원국의 탈퇴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절차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는 사실상 아무도 확언할 수 없다.

 9월에는 EU의 리더격인 독일의 총선이 예정돼 있다. 차기 연립정부 구성과 새 총리 취임에는  수 주가 소요된다. EU 내 독일의 지위를 고려할 때 브렉시트 협상 역시 이 기간동안 잠시 지연될 수 있다.

 12월쯤에는 EU와 영국의 '이혼 조항'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해당 논의와 무역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길 원하지만 EU는 미래 관계를 먼저 설정하고 무역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EU의 브렉시트 협상 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2018년 10월께 협상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EU 27개 회원국 합의를 전제로 협상 기한을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

 기한 연장이 없다면 영국 하원과 유럽이사회, 유럽의회 등이 최종 협상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영국은 2019년 3월 EU를 공식 탈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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