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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 등 극우 포퓰리스트들, '시리아 폭격' 트럼프 비판

등록 2017.04.11 11: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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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시리아 폭격 작전을 지휘한 USS포터호와 USS로스호 사령관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이다. <사진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2017.04.10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시리아 폭격 작전을 지휘한 USS포터호와 USS로스호 사령관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이다. <사진출처: 미 해군 홈페이지> 2017.04.10

【서울=뉴시스】강덕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오던 미국 국내외 '포퓰리스트' 리더들이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실망을 표명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이뤄져 수십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지 이틀 뒤인 6일(현지시간) 시리아 알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향해 59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군의 미사일 공격에 대해 전 세계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소 우호적이었다. 세계사회는 바샤를 시리아 내전에서 온갖 만행을 저질러온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악감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트럼프의 결단력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우유부단함을 트럼프가 타파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은 미국의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대선 기간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오던 포퓰리스트 수장들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상반되는 행동이라며 규탄했다.

 프랑스의 극우 대선후보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는 지난 7일 프랑스-2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바로 어제 그런 행동을 했다"며 "이는 반드시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국의 포퓰리스트 리더들도 트럼프의 폭격결정이 경솔했다고 비난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한 영국독립당(UKIP) 나이절 패라지 전 당수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번 시리아 미사일 공격 소식에 머리를 긁적일 것 같다"라며 "나는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그의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UKP의 현 당수인 폴 누탈도 트럼프의 시리아 폭격 결정은 "무모하고 호전적이며 무의미한 행동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며 "나는 그로부터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가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비난한다"면서도 "미국의 폭격은 갈등을 해소하지도 않고 시리아 평화를 앞당기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누탈 당수는 이어 "끔찍한 사태에 대한 성급한 반응은 맑은 머리로 한 논리적 결정이 아닌 이를 주도한 사람의 양심에 가책을 느낀 감정적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정계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로 트럼프와 함께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은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장기적인 군사격전의 늪에 빠질까 매우 염려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년에 비춰볼 때 이러한 격전은 미국 안보와 경제, 국민들에게 재앙이었다"고 덧붙였다.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공화)도 "우리 모두가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를 규탄하지만, 미국이 공격당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강행하기 전에 헌법을 따라 의원들과 상담을 했어야만 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대안우파(Alt-Right)' 등 극우단체들마저도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포퓰리스트 인기에 힘을 실어준 '트럼프 홍보' 일등공신들인 이들은 이번 미사일 공격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우파의 음모론을 확산하는 인포워즈의 폴 조셉 왓슨은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아닌 딥 스테이트(Deep State)의 꼭두각시였을 뿐"이라며 "나는 트럼프 열차에서 하차하겠다"고 밝혔다.

 딥 스테이트는 인포워즈와 브레이트바트같은 극우매체들이 유포한 음모론으로 민주주의 제도 밖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자 정권', '비선실세' 등을 뜻한다.

 스티브 배넌 백악관 고문이 공동설립한 극우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에서 최근 사임한 마일로 야노폴로스 전 수석편집자도 미사일 공격에 불만을 표현했다.  트럼프를 '아빠(Daddy)'라고 부를 정도로 그의 열렬한 지지자인 야노폴로스는 "모든 아이의 삶에는 아빠에게 비통하리만큼 실망하는 시점이 있다"고 푸념했다.

 유명 보수 논객인 앤 쿨터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중동 지역 개입을 반대해왔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다른 후보(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표를 던졌다"라며 트럼프를 뽑은 유권자들의 배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지역  개입이 오히려 난민사태를 일으키고 적을 양상한다고 말해놓고서는 TV에서 사진 몇장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비꼬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폭격의 이유로 "어린 아이들이 죽어갔다"고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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